'5시반 칼퇴'하고도 구글·페이스북서 안 잘린 여자

베스트셀러 '린인' 출간 홍보차 방한한 페이스북 샌드버그 이사 강연
  • 등록 2013-07-04 오전 7:20:00

    수정 2013-07-04 오후 4:38:44

[이데일리 정병묵 기자] “제가 5시 반에 퇴근한다고 언론보도가 나갔더니 어딜 가나 ‘5시 반에 퇴근하세요?’라며 묻더라고요. 마치 유명한 살인범이라도 된 듯한 느낌이었습니다.”

세계 11억명의 가입자를 보유한 페이스북의 ‘2인자’ 셰릴 샌드버그 이사(사진·최고운영책임자)가 ‘저녁이 있는 삶’의 중요성에 대해 강조했다.

여성으로서 유명 글로벌 기업 고위직에 오르기까지 자신의 이야기를 담은 베스트·셀러 ‘린인(Lean-In)’ 홍보차 방한한 셰릴 샌드버그 이사는 3일 저녁 연세대 대강당에서 한국 독자들과 만나 이렇게 말했다.

샌드버그 이사는 페이스북에 광고를 접목해 수익을 거두는 모델을 고안한 페이스북 신화의 주역이다. 지난해 포브스에서 선정한 세계에서 가장 영향력 있는 여성 12위를 차지했다.

[이데일리 한대욱 기자] 페이스북 최고운영책임자 셰릴 샌드버그.
그는 “구글 부사장 시절 첫 아이를 낳았는데 하루 12시간을 일하다 보니 아이를 전혀 볼 수 없더라”며 “근무시간을 조정하기로 하고 아침 9시부터 저녁 5시 반까지 일한 뒤 아이의 저녁을 준비할 수 있게 됐다”고 밝혔댜.

주어진 일을 확실히 하고 남는 시간에 가정에 충실하는 것이 회사 측면에서나 개인 측면에서나 이득이라는 판단에서다. 당시 회사에서 알까봐 퇴근한 후 직원들에게 사무실에 불을 끄지 말라고 하기도 했다.

2008년 페이스북으로 옮기면서 5시반에 퇴근한다는 소식이 알려지며 기사가 수천개 떴다.

샌드버그 이사는 “그러나 저는 구글에서나 페이스북에서나 회사에서 쫓겨나지 않았다. 두 회사 모두 잘 되고 있다”며 “제가 일찍 퇴근하니 다른 직원들도 일찍 퇴근하게 됐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일본 미쓰비시화학도 한국처럼 근무시간이 길었는데 최근 무조건 회사를 7시에 문닫을테니 그 전에 퇴근하라고 발표했다”며 “근무시간 단축으로 인해 오히려 효율적으로 일할 수 있다. 아무도 이런 이야기를 하지 못하는 기업문화는 바뀌어야 한다”고 설명했다.

한편 샌드버그 이사는 “남자 대비 여성의 평균연봉이 미국은 23%, 한국은 39% 남자가 더 많다”며 “‘나대는’ 여자를 배척하는 분위기가 있다 보니 여성은 스스로의 능력을 과소평가하고 이러한 판단이 내재화되기 마련”이라고 부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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