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때문에 주식시장은 "M&A전에 나서겠다"는 기업 오너의 발언만으로도 `경기(驚氣)`를 일으키는 경우가 반복되고 있다.
M&A 경쟁에서 승리한 기업이 추후 자금난에 빠지는 현상을 뜻하는 `승자의 저주`가 시작 전부터 벌어지는 것. 작년말 한화(000880), 효성(004800)에 이어 최근엔 동국제강(001230)이 M&A 발언 여파로 시름을 앓고 있다.
◇ M&A시장 `냉각`..금호그룹 후유증 영향
M&A시장만 놓고 보면 금융위기는 `조금도` 사정이 나아지지 않았다.
하이닉스, 대우조선해양, 대우인터내셔널, 우리금융지주, 외환은행, 현대건설, 쌍용건설 등 굵직한 매물이 많지만 몇몇 기업을 제외하곤 `입질`이 오지 않고 있다.
도리어 산업은행이 인수해야만 하는 기업이 늘고 있다. 워크아웃 결정이 내려진 금호아시아나그룹은 금호생명과 대우건설을 산업은행에 넘겨야할 처지다. 산업은행은 PEF를 통해 이 기업들을 인수할 예정이다.
특히 금호산업은 2007년 11월 8만원대 후반의 가격에서 최근 5000원대까지 떨어졌다. 금호산업 소액주주들은 "2008년 신년사에서 그룹 오너가 `주가가 10만원 갈 것`이라고 했었는데 전 그룹 계열사 주가를 합쳐야 10만원이 된다"고 비아냥거리는 상황이다.
`총알`이 충분한 기업들이 M&A에 큰 관심이 없다는 것도 문제. 한 시장 관계자는 "자금 여력이 있는 일부 대기업 그룹은 M&A에 관심을 내비치지 않고 있다"며 "아직 시장이 완전히 회복되지 못했다는 증거"라고 평가했다.
이어 "피인수기업보다 덩치가 작은 기업이 M&A에 관심을 갖는 경우만 많다"며 "이때문에 인수설만 돌아도 기업 주가가 급락할 수밖에 없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 "경기 살아나야 `M&A선언=악재` 안될 것"
동국제강은 지난 8일 전일대비 3.26% 내린 2만6700원에 장을 마쳤다. 장 초반 7% 가까이 빠지다가 막판 코스피지수 상승 전환 덕에 낙폭을 조금 더 줄였다.
이날 동국제강이 급락한 이유는 장세주 회장이 7일 기자들과 만나 "산업은행으로부터 대우건설 인수 PEF 참여제안이 들어온다면 검토해 볼 것"이라고 말했기 때문. 덩치가 2배 이상 큰 대우건설을 인수할 경우 재무부담이 커질 것이란 우려가 부각된 것이다.
작년 효성은 하이닉스 인수 추진 의지를 밝히면서 10만원대에 머물던 주가가 6만700원까지 추락했다. 효성은 시장의 불신을 한몸에 받았고, 결국 인수 계획을 철회했다.
증권가에선 실물경기가 더 회복돼야 M&A시장이 살아날 것이라고 내다보고 있다.
김정욱 하나대투증권 연구원은 "M&A 발표 후에 주가가 떨어지지 않으려면 경기가 더욱 살아나야한다"며 "당분간 M&A 이슈는 주가에 부담이 될 수 밖에 없을 것"이라고 평가했다.
김종재 키움증권 연구원은 "M&A한다고 하면 시장이 `실망`하는 상황"이라며 "시장 분위기를 잘 살펴보면서 투자해야할 것"이라고 투자자들에게 주의를 당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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