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미국 자동차 판매량이 주택가격 하락과 고유가, 신용위기 여파로 9년래 최저 수준을 기록한 가운데 포드 등 미국 자동차업체들은 외부적으로 치열한 경쟁과 내부적으로 심각한 경영난에 허덕였다.
올해 미국 자동차 시장 전망은 더욱 암울하다. 지난 12월 미국 자동차 판매는 저조했던 것으로 나타나 자동차 시장에도 다가오는 경기후퇴(recession)의 그림자가 짙게 깔리고 있음이 확인됐다.
◇지난해 車판매 `9년래 최저`..포드, 도요타에 2위 내줘
지난해 미국의 연간 자동차 판매대수는 1610만대로 지난 1998년 1560만대 이래 최저 수준을 기록한 것으로 나타났다. 미국의 연간 자동차 판매량은 지난 2000년 1740만대로 정점을 찍은 바 있다.
지난해 말 휘발유 가격이 사상 처음으로 갤론당 3달러를 넘어선 가운데 16년래 최악의 주택시장 침체와 2년래 최저 수준으로 떨어진 소비심리가 자동차 판매 부진의 배경이 됐다.
차 판매 부진 속에 포드는 75년 만에 처음으로 일본 도요타에 2위 자리를 내줘 자존심을 구겼다.
포드의 지난해 자동차 판매대수는 전년비 12% 감소한 257만대를 기록했다. `무스탕`부터 `타우러스`까지 신·구 모델 판매가 모두 부진한 가운데 승용차 판매대수가 24% 급감했다. 주력 분야인 트럭 판매도 5% 줄었다.
포드는 이날 경영난 타개를 위해 프리미엄 브랜드인 `재규어`와 `랜드로버`를 인도 타타자동차에 매각하기 위한 협상을 진행중이라고 밝혔다.
세계 최대 자동차 제조업체인 제너럴 모터스(GM)의 판매대수도 줄었다. 전년비 6% 감소한 382만대로 집계됐다.
반면 2위 도요타 등 일본 자동차업체들과 현대자동차는 불황 속에 선전했다.
혼다와 닛산의 연간 판매대수도 각각 2.8% 늘어난 155만대, 4.8% 증가한 107만대를 기록했다.
현대자동차는 연간 사상 최대 판매 실적을 기록했다. 현대자동차(005380) 북미법인(HMA)은 지난 한해동안 총 46만7009대를 판매해 전년의 45만5520대 보다 2.5% 증가한 실적을 거뒀다고 밝혔다.
차종별로는 주력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인 `싼타페`의 판매대수가 9만2421대로 44.6% 늘어났다. 미니밴인 `앙트라지`와 소형차 `엑센트`도 각각 40.5%와 3.8%씩 증가했다. 반면 주력 승용차인 `쏘나타`의 판매대수는 14만5568대를 기록, 2.6% 감소했다. `아제라`와 `엘란트라`도 각각 18.2%와 13.3%씩 줄었다.
◇12월 GM-포드-도요타 `울고`..혼다-현대 `웃고`
한편 미국의 경기후퇴 우려가 고조되고 있는 가운데 지난해 12월 자동차 판매도 부진했던 것으로 나타났다. GM과 포드, 도요타의 12월 판매대수가 나란히 감소했다.
GM의 12월 판매대수는 31만9837대로 전년동월대비 4.4% 감소했다.
도요타의 12월 판매대수도 22만4399대로 1.7% 감소했다. 소형 `코롤라`와 중형 세단 `캠리` 등 주력 차종의 판매대수가 모두 줄었다.
닛산의 판매대수도 8만9555대에 그친 것으로 집계됐다.
반면 현대차의 12월 판매대수는 4만6487대로 전년동월의 3만7365대보다 24.4% 급증한 것으로 집계됐다. 이는 12월 월간 판매 사상 최대다.
혼다의 판매대수도 13만1792대로 전년동월대비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올해 `10년래 최악` 예고..도요타, GM 제칠까 `촉각`
올해 미국 자동차 시장은 10년래 최악의 침체를 겪을 전망이다. (관련기사☞ 올해 美자동차시장 `10년래 최악` 예고)
포드는 "올해 경영 환경도 어려울 것으로 전망된다"며 올해 미국 자동차 판매대수가 1520만대~1570대 수준으로 떨어질 것으로 내다봤다. 이는 지난해 1610만대보다도 더 낮은 수준으로 1998년 이후 최소치다.
특히 자동차 담당 애널리스트들은 올해 도요타가 세계 1위 GM을 제칠 것으로 예상했다. 도요타는 지난해 상반기 GM을 추월했다가 3분기에 다시 역전당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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