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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구학 권위자인 조영태 서울대 보건대학원 교수는 26일 이데일리 인터뷰에서 이날 공표된 지난해 인구 통계에 대해 이같이 말했다. 통계청은 이날 ‘2019년 출생·사망통계’에서 작년 합계출산율이 0.92명으로 1981년 통계 작성 이후 역대 최저치라고 밝혔다. 이에 조 교수는 출생아 수가 올해·내년에는 더 감소해 역대 최악의 ‘인구 절벽’이 올 것을 예고했다.
조 교수는 “작년에 혼인 건수가 급감했다”며 “올해 태어나는 아기는 작년 혼인 건수에 연동되기 때문에, 올해 합계출산율은 더 떨어질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작년 혼인 건수는 23만9210명으로 역대 최저 규모였다. 혼인 건수는 2012년부터 작년까지 8년 연속 감소했다.
이런 추세에 코로나19 악재까지 겹쳤다는 게 조 교수의 진단이다.
조 교수는 “동물과 곤충은 위기 상황에 처하거나 먹이가 부족하면 이동을 한다. 이동이 불가능하면 자기 생존을 위해 재생산을 안 한다”며 “사람도 마찬가지”라고 했다. 그는 “청년들이 이주를 하고 싶어도 개인 여건, 코로나19 입국금지 조치로 힘든 상황”이라며 “이런 위기 상황이 계속되면 청년들이 결혼·출산을 외면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앞서 구인구직 매칭플랫폼 사람인이 지난 25일 성인남녀 4229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실시한 결과 60.2%가 ‘한국을 떠나 이민을 가고 싶다’고 답했다. 연령대별로 보면 30대가 66%로 가장 높았다. 해외로 이민을 떠나고 싶은 이유는 ‘삶의 여유가 없어서’(43.3%, 복수응답) 응답이 가장 많았다.
조 교수는 “결혼을 앞둔 예비부부나 신혼부부에게 파격적인 지원을 해야 한다”며 “서울에 인구가 집중되지 않도록 지자체를 지원하는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합계출산율=여성 1명이 평생 동안 낳을 것으로 예상되는 평균 출생아 수를 나타낸 지표다. 연령별 출산율의 총합이며 출산력 수준을 나타내는 대표적 지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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