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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꿈의 신소재 ‘그래핀’, 주가 띄우는 꿈의 新테마
올해 코스닥 시장에서 가장 돋보였던 테마는 ‘그래핀’이었다. ‘꿈의 신소재’라고 불리는 그래핀은 흑연이 원료로, 투명도가 높고 두께가 얇은데다가 전류 전달과 열전도율이 좋아 구부릴 수 있는 디스플레이인 ‘플렉시블 디스플레이’의 핵심 소재로 쓰일 것으로 기대되는 물질이다.
그래핀 관련주 중 가장 큰 폭으로 오른 종목은 국일제지(078130)다. 국일제지는 지난해 말 1185원에 불과했던 주가가 30일 5980원으로 거래를 마쳐 1년 사이 4배나 올랐다. 국일제지는 코스닥 상장사 중 올해 두 번째로 큰 주가 오름폭을 보인 종목이기도 하다. 국일제지는 100% 자회사인 국일그래핀을 통해 그래핀 관련 사업을 진행중이라는 소식에 대표적인 그래핀 관련주로 분류됐다.
나노메딕스(074610) 역시 그래핀 관련주로 분류되며 주가가 크게 오른 바 있다. 나노메딕스는 지난 6월 그래핀 업체인 스탠드다드그래핀의 전환사채에 100억원을 투자하고 사업 목적에 그래핀 관련 사업을 추가했다. 스탠다드그래핀의 고문은 ‘투자의 귀재’이자 지난해 ‘대북(對北)주 열풍’의 장본인인 짐 로저스가 맡고 있다. 짐 로저스가 고문을 맡고 있는데다가, 투자까지 나섰다는 소식에 나노메딕스의 주가는 6월 한 달에만 36% 넘게 오르는 등 2달 만에 주가가 2배 가까이 치솟았다.
◇ 코스닥 흔든 개와 돼지, 돼지열병과 개 구충제까지
‘아프리카돼지열병(ASF)’ 역시 코스닥 시장을 달군 큰 테마였다. 처음 국내에서 돼지열병이 확진된 9월 이후 돼지열병의 진행 추이에 따라 테마도 이동해왔다. 처음에는 방역 및 예방에 석회가 쓰인다는 소식에 석회 및 시멘트 관련 업종과 동물 백신·방역주가 큰 폭 올랐다. 이어 가축에게 급여하는 잔반(음식물 폐기물)이 돼지열병의 원인으로 꼽히자 사료주가 각광받았으며, 중장기적으로 닭고기 및 수산물이 돼지고기의 대체재가 될 수 있다는 판단에 관련주가 크게 올랐다.
한편 연말에는 ‘개 구충제’ 관련주가 코스닥 시장에서 눈에 띄었다. 개 구충제의 성분인 ‘펜벤다졸’이 항암 효과가 있다는 소식이 인터넷 커뮤니티 등을 통해 확산된 것이 계기였다. 이에 펜벤다졸 성분이 함유된 의약품이나 비슷한 성분인 알벤다졸을 함유한 의약품을 생산하는 업체들이 ‘개 구충제’ 테마주로 묶이며 큰 폭의 주가 상승을 보인 것이다.
이들의 오름폭은 9~10월에 걸쳐 두드러졌다. 제일바이오(052670)는 펜벤다졸 구충제를 판매하는 회사로 알려지자 두 달 새에 주가가 두 배 올랐다. 진바이오텍(086060) 역시 자회사인 다원케미칼을 통해 펜벤다졸이 함유된 동물용 구충제를 만든다는 소식에 9월 한 달에만 45%가 올랐다. 알리코제약(260660)은 알벤다졸 성분의 구충제를 생산한다는 것이 알려지자 주가가 두 달만에 67% 치솟았다. 다만 이들은 급등한 달 이후 한 달 새 10%대까지 등락을 반복하며 높은 변동성을 보이고 있다.
증권가에서는 테마주는 실제 실적과 연관이 있는지를 판별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지적했다. 특히 1년 전체로 시야를 넓히면, 대부분의 종목들이 급등 후 상승분을 반납하는 양상을 보이며 높은 변동성을 보였다. 한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올해 떠올랐던 테마들 중 소·부·장(소재, 부품, 장비) 등 실질적인 성장 가능성이 있거나 실제 투자가 이뤄지는 것을 제외하고는 대부분 실체가 없는 경우가 많다”며 “투자하고자 하는 기업의 실적이나 성장 가능성 등을 면밀히 살펴야 한다”고 조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