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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데일리 오현주 선임기자] “논산이라고 하면 한국인 대부분은 육군훈련소를 떠올린다. 그만큼 삭막한 느낌이지만 논산은 예부터 ‘예향’으로 꼽혔다.”
틀린 말이 아니다. 충청남도 논산이 배출한 걸출한 선비가 적잖다. 조선 중기 문신으로 생애 내내 예학(禮學)을 연구한 김장생(1548∼1631), 조선 후기 문신이자 대학자인 송시열(1607∼1689), 윤증(1629∼1714) 등. ‘예학’은 예의 본질과 의의, 내용의 옳고 그름을 탐구하는 유학의 한 분야. 특히 16∼17세기 사림이 중히 여긴 예절을 연구했던 학문이다. 사실상 지금껏 유지하는 성리학적 가정윤리를 세우는 데 결정적 영향을 미쳤다고 봐야 한다. 논산에 그 한 뿌리가 걸쳐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그 논산에 또 한 사람의 문인을 품는 명소가 생긴다. ‘김홍신문학관’이다. 지난해 설립한 홍상문화재단의 가장 큰 사업이자 숙원사업인 김홍신문학관이 이달 첫삽을 뜬다. 내년 완공이 목표다.
김홍신문학관의 건립은 홍상문화재단의 남상원 회장이 7년 전 한 약속에서 시작했다. 건설업에서 뼈가 굵은 그가 선뜻 사비 30억원을 내놓은 것이다. 고향 논산에 대한 애정과 그 땅의 출신인 작가 김홍신에 대한 믿음을 묶어낸 것이다. 김홍신을 이사장으로 송영무 전 해군참모총장 등 5명의 이사를 비롯해 여칠식 논산신문사 대표 등이 감사로, 김병준 국민대 교수 등이 고문으로 힘을 보탰다.
김홍신은 “논산에는 원체 반골기질이 있다. 시작은 애향심이지만 논산의 원류를 살리는 가장 빠른 길이 문학을 앞세운 선비정신을 되찾는 일이란 데 의견을 모았다”며 “문학관이 누구와도 편안하게 문학을 말하고 문학으로 세상과 다시 소통할 수 있는 중추가 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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