또 정치권은 동양(001520) 사태 피해자들이 적극 요구하고 있는 ‘동양그룹 피해자 특별법’ 제정에 대해서는 대부분 부정적인 입장을 피력했다.
여야, 금산분리 필요성 공감‥입법강도는 온도차
이데일리가 17일 동양 사태와 관련한 국회 소관 상임위인 정무위원회 여야 의원들을 상대로 긴급설문을 실시한 결과, 응답자 16명(새누리 8명·민주 7명·무소속 1명) 가운데 답변을 유보한 박민식 새누리당 의원(정무위 법안소위원장)을 제외한 15명 중 12명이 금산분리 강화에 사실상 찬성 입장을 나타냈다.
정무위 야당 간사인 김영주 의원은 “그간 정부와 여당은 금산분리가 산업을 위축시킨다고 했지만, 동양 사태를 보면 (금산분리를 완화하면) 오히려 산업이 더 위축될 수 있다”면서 “다른 대기업집단들도 동양 사태처럼 재발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새누리당은 동양 사태의 심각성에 대해서는 전반적으로 공감하면서도 금산분리 강화 입법에 대해서는 다소 신중한 입장도 적지 않았다. 7명(박민식 의원 제외) 중 김용태·송광호·신동우·유일호 의원 등 4명이 금산분리 강화 필요성을 대체적으로 공감했다.
“금산분리 법안들이 처리되는 쪽으로 흐를 것이다”(신동우 의원), “예전부터 금산분리 강화를 요구했다”(송광호 의원) 등 동양 사태로 불거진 문제의식에는 대체로 공감하는 모습이었다. 다만 유일호 의원은 “법안 논의시 동양 사태 하나만으로 금산분리를 강화하는 결론으로 이어지지는 않겠지만 영향은 받을 수 있다. 대선공약 한도 안에서는 지켜야 한다”고 밝혔고, 김용태 의원은 “먼저 동양 사태의 사실확인을 확실히 한 후 연관이 있다면 금산분리 강화하는 쪽으로 가야 한다”고 말했다.
새누리당 김종훈·박대동·안덕수 의원은 금산분리 법안처리에 신중 혹은 부정 의견을 피력했다. 박대동 의원은 “금산분리 필요성은 여야 모두 공감하지만 현행법으로도 충분히 제어가 가능하고, 기업의 투자심리를 위축시키는 부작용도 우려된다”고 지적했다. 김종훈 의원은 “공공성이 강한 은산분리(은행자본과 산업자본의 분리)는 강화해야 하는 게 맞지만, 비은행 금융사와 산업간 분리는 달리 생각해야 하지 않을까 한다”면서 “현재 우리나라 금융자본 규모는 다른 나라보다 훨씬 작아 해외경쟁력이 많이 떨어지지 않느냐”고 밝혔다.
동양그룹 피해자 특별법은 대부분 부정적
여야 의원 대다수는 동양 사태로 인한 피해자들이 강하게 요구하는 동양그룹 피해자 특별법에 대해서는 부정적이었다. 응답자 16명 중 12명이 ‘현단계에서는 필요성이 없고 조사결과를 더 봐야 한다’는 신중 입장 혹은 ‘지금 상황에서는 판단이 어렵다’는 답변유보 견해 등을 피력했고, 4명(새누리당 신동우·유일호 의원, 민주당 김영주·민병두 의원)은 ‘위헌 소지’ 등을 거론하면서 확고한 반대의사를 나타냈다. 지난 2011년 저축은행 파동 당시에도 정치권에서 특별법 제정이 추진됐다가 무산됐던 것처럼 분위기에 휩쓸려 섣불리 입법화하면 안된다는 것이다.
대다수 의원들도 다소 부정적인 입장이었다. 박대동 의원은 “조사가 진행되고 있는 현단계에서 특별법 제정 필요성은 나타나지 않는다. 선의의 피해자가 있을 수 있지만 조사 결과 이후 판단해야 한다”고 말했고, 강기정 의원도 “여러가지 진상규명과 책임자에 대한 책임소지를 밝히고 나서 판단해야 한다”고 답했다.
김용태 의원 정도만이 “금융당국의 직무유기 혐의가 확정된다고 하면 국가에서 일부 피해에 대한 배상 차원에서는 할 수 있을 것”이라면서 비교적 적극적인 입장을 나타냈다.
한편 정무위 소속 여야 의원들은 이날 오전 10시 국회에서 금융위원회를 상대로 한 국정감사를 통해 동양 사태와 관련한 감독부실을 집중 추궁할 예정이다. 오는 18일에는 금융감독원에 대한 국감이 예정돼있다. 현재현 동양 회장 등 동양 관계자들도 이날 국감장에 모습을 드러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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