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플·삼성, 작년말부터 특허협상 재개"-WSJ

"2월엔 양해각서 초안 작성후 최종합의 결렬"
"삼성서 크로스라이센싱 제안..현재도 협상진행"
  • 등록 2013-07-20 오전 4:03:40

    수정 2013-07-20 오전 4:05:05

[뉴욕= 이데일리 이정훈 특파원] 지난해 애플의 승리로 끝난 특허침해 1심 소송 판결 이후 애플과 삼성전자(005930)가 분쟁 합의를 위해 몇 차례 개별적인 협상을 벌였고 현재도 협상이 진행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19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은 미 국제무역위원회(ITC)가 공개한 소송 관련 문건과 정통한 소식통들을 인용, 애플과 삼성전자가 지난해 여름 이후 지속적으로 협상을 벌여오고 있다고 보도했다.

양측은 지난해 12월과 올 1월 중순에 서울에서 직접 대면 회동을 벌였고 2월에는 양측이 사실상 합의를 이루고 양해각서(MOU) 초안까지 만들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최종 합의에 실패한 뒤로 3월 회동을 끝으로 협상이 다소 냉각되긴 했지만, 여전히 논의는 진행되고 있다는 게 소식통의 전언이다.

특히 협상 과정에서 삼성전자는 애플측에 모든 특허 소송을 단 번에 합의하기 위해 포괄적인 특허 크로스 라이센싱(상호 특허권 부여) 계약을 제안한 것으로 전해졌다. 다만 이에 대해 애플이 관심을 표시했는지는 알려지지 않았다.

스마트폰 시장에서 경쟁을 벌이면서도 부품을 납품하는 파트너이기도 한 삼성과 애플은 지난해 8월말 캘리포니아 새너제이 소재 연방지방법원에서는 애플이 일부 승소해 10억달러 이상의 배상 판결을 얻어낸 반면 지난달 ITC에서는 오히려 삼성측이 승소하면서 장군멍군식으로 맞서고 있다.

그러나 WSJ은 삼성이 애플의 스마트폰 등에 지속적으로 프로세서와 메모리 칩을 공급하는 협력관계를 맺고 있는 한 양측이 합의할 가능성도 있는 것으로 보고 있다.

실제 애플은 삼성전자로부터의 부품 의존도를 낮추기 위해 내년부터 일부 칩을 대만 TSMC로부터 공급받기로 했지만, 최근에는 다시 2015년부터 삼성으로부터 일부 칩을 공급받는 계약을 체결한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밥 오도넬 IDC 애널리스트는 “삼성과 애플은 전통적인 의미의 공생관계를 가지고 있다”며 “애플이 지속적으로 삼성 의존도를 낮추려고 애쓰고 있지만 앞으로 상당기간은 핵심부품을 삼성에 의존할 수 밖에 없을 것”이라고 예상했다.

앞서도 지난 2010년초 애플은 삼성전자에게 라이센싱 계약을 맺어 휴대폰 한 대당 30달러, 태블릿PC 대당 40달러의 로열티를 받기로 하되 크로스 라이센싱 계약을 체결할 경우 이를 낮춰줄 수 있다고 제안했다. 이후 삼성도 애플에 대해 통신특허와 관련된 로열티를 제안했지만, 애플이 너무 높다며 거부한 바 있다.

이데일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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