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건희 삼성家 소송 본격 대응‥법원에 첫 변론서 제출

[이데일리 안승찬 기자] 이건희 삼성 회장이 이맹희씨 등 형제들이 제기한 상속 소송에 대한 본격적인 법적 대응에 나선다.

이 회장의 소송 대리인을 맡은 법무법인 세종의 윤재윤 변호사는 27일 이데일리와의 통화에서 "이날 법원에 준비서면을 제출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 이건희 삼성 회장

"대법원이 아니라 헌법재판소라도 가겠다"며 이번 소송에 강경 대응 의지를 밝혔던 이 회장이 법원에 자신의 입장을 처음으로 밝히는 것이어서 주목된다.

준비서면은 변론에서 진술하려는 사항을 기재해 법원에 제출하는 변론서를 말한다. 이맹희씨 등이 제기한 상속된 차명 주식의 반환 요청에 대한 이 회장 측의 공식적인 반박 내용을 담게 된다.

특히 이 회장 측은 이씨 등이 주장한 상속회복청구권의 시효가 소멸했다는 점을 집중적으로 부각할 것으로 알려졌다.

상속회복청구권은 상속권자가 상속권의 침해사실을 안 날부터 3년, 또는 침해행위가 있는 날로부터 10년이 지나면 소멸한다. 이병철 창업자의 사후 25년이 지났기 때문에 침해가 있었다고 하더라도 이미 10년이 훌쩍 넘었다.

또 지난 2008년 삼성 특검으로 이 회장의 차명주식이 공개적으로 드러났고, 실명전환 당시 이를 공시했다는 점에서 이씨 등이 3년 전에 이미 차명주식의 사실을 인지한 것으로 봐야 한다는 주장도 포함된 것으로 전해졌다.

이씨 측의 주장은 다르다. 이씨는 소장에서 지난해 6월 이 회장 측으로부터 "아버지의 차명재산을 이건희 회장 몫으로 돌리는 데에 문제 제기를 하지 않겠다"는 내용의 각서에 서명해달라는 통보를 받고서야 차명주식의 존재를 처음 알았다고 주장하고 있다.

윤 변호사는 "이번 소송이라 개인 간의 민사소송이라는 점에서 구체적인 준비서면 내용을 공개하지 않을 예정"이라며 "다만 법적으로 세밀한 부분까지 꼼꼼하게 준비했다"고 말했다.

한편, 이 회장은 지난 17일 "(유산은) 선대 회장 때 다 분재(分財)가 됐다. 삼성이 너무 크다보니 욕심이 나는 것"이라면서, 이씨 등 형제들과 합의하지 않고 법정에서 끝까지 강경 대응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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