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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시 한 아파트에 사는 A씨는 위층 거주자 B씨와 층간소음으로 갈등이 생겼다. 지난 2020년 4월 10일 A씨는 아파트 엘리베이터 안에서 B씨와 B씨의 아들(4), 딸(7)을 마주쳤다. A씨는 B씨 자녀를 향해 “야 너 요즘 왜 이렇게 시끄러워? 너 엄청 뛰어다니지?”, “살살 뛰어야 해”라고 말했다.
B씨가 엘리베이터에서 빠져나와 아파트 복도로 향하자 A씨는 이들을 따라가 B씨 아들에게 “너 똑바로 들어. 지금 너 얘기한 거야”라고 재차 말했다. 이에 B씨가 항의하자 A씨는 B씨의 상체를 벽 쪽으로 밀쳤고 B씨의 딸은 울음을 터뜨렸다.
결국 A씨는 아동의 정신건강 및 발달에 해를 끼치는 정서적 학대행위를 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그러나 1심은 A씨의 행위를 ‘정서적 학대행위’로 보고 징역 6월에 집행유예 1년을 선고했다. 아동관련기관 취업제한명령 2년, 사회봉사80시간 및 아동학대 재범예방강의 40시간 수강도 함께 명했다.
구체적으로 1심 재판부는 “피고인의 행동으로 피해자들은 자신들에게도 폭행 같은 직접적인 위해가 가해질지 모른다는 극도의 두려움을 느꼈을 것으로 보인다”며 “자신들이 의지해야 하는 어머니가 자신들이 뛰어서 층간소음을 일으켰다는 것 때문에 폭행당하는 것을 목격하면서 극심한 정신적 고통을 받았을 것임을 짐작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A씨는 거듭 본인의 행위가 정서적 학대가 아니며 양형이 부당하다며 항소했다.
그러나 2심 재판부는 A씨 항소를 기각했고, 대법원 역시 상고를 기각했다.
한편 이번 판결에 앞서 A씨가 B씨를 밀어 상해를 입게 한 행위에 대해서는 벌금 200만원의 약식명령이 확정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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