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①원희룡 "'바른+국민'은 핵분열…개혁보수 방향 고민해야"

앞으로 정치인생 고심중..결론 내리면 밝히겠다
근본 놓친 유승민 대표..한국당, 국민 눈높이에 `부족`
제주지사 재선 나설 듯..다른 선택지도 배제 안해
  • 등록 2018-01-15 오전 5:00:00

    수정 2018-01-15 오후 2:16:17

원희룡 제주지사가 10일 서울 여의도 제주특별자치도청 서울사무소에서 이데일리와 인터뷰를 갖고 있다. (사진=신태현 기자)
[이데일리 김재은 임현영 기자] 고민이 많은 듯 했다. 단어 하나, 문구 하나도 몇번씩 고쳐가며 말을 이었다. 불과 1년전 남원정(남경필·원희룡·정병국)으로 불리며 소위 개혁보수 ‘바른정당’ 창당에 지대한 역할을 했다. 지금 바른정당이 가는 길에 대해선 회의적이다.

마지막 남은 바른정당 소속 광역자치단체장인 원희룡 제주지사. 최근 거취와 관련한 세간의 이목이 부담스럽다. 현재 모든 가능성을 열어두고 있다. 지방선거뿐 아니라 앞으로의 정치 인생을 어떻게 꾸려갈 지 장고를 거듭하는 원 지사를 지난 10일 서울 여의도 제주도청 서울사무소에서 만났다.

근본 놓친 바른정당…국민의당과 통합 ‘회의적’

그는 새 정치 보수 혁신을 내걸고 창당한 바른정당이 1년도 안돼 쪼그라든 이유를 대선을 앞두고 급박하게 만들어졌기 때문이라고 진단했다. 소수정당으로 출발할 때 방향성이나 존재 이유를 강력히 고민하고, 증명하고, 호소했어야 한다. 하지만 개혁보수, 중도라는 표어만 있었지, 그들이 뭉쳐서 갈 수 있다는 것을 증명하는데 실패했다는 지적이다.

이 과정에서 근본적인 부분을 놓친 유승민 대표의 리더십도 문제로 삼았다. 원 지사는 “새누리당을 탈당해 나왔다는 큰 공통점이 있는데, 더 튼튼하게 결속하고, 봉합하기는 커녕 계속 위축되고 떨어져나가는 과정이었다”며 “소수라 해도 정말 몸부림치고, 내부에서 눈물나게 토론하며 국민들과 함께 했다면 숫자가 문제는 아니다”고 했다.

몸담고 있는 바른정당과 국민의당 통합 논의에 대해 “도움닫기가 약하다”고 평가했다. 지금 20명 가까운 국민의당 의원들도 다수가 뜻을 모아 떨어져나가는 사람들을 붙여 나가는 과정이 있어야 하는데, 밖에서 보면 계속 2차, 3차 핵분열같은 상황이라 지속성이나 확장력이 떨어진다는 것. 이런 문제의식으로 과연 앞길이 열릴 지 회의적이라고 했다.

특히 지방선거를 앞둔 통합, 2등 전략에 대해 “의원들 시각에서는 의미있을 수 있지만, 매우 이기적인 선택”이라고 단언했다. 그는 “서울 등 일부 구의원 선거를 빼면 지금 2등 전략으로 얻을 수 있는 게 무엇인가. 어떻게 보면 개인적인 대선 출마 스케줄에 의해 역 스케줄을 짜는 게 아닌가”라고 직격했다.

원 지사는 “지방선거 국면에서 통합파들이 여야 일대일 구도를 도외시하고 2등 전략으로 후일을 도모할 수 있다고 계산한다면, 그 계산에 동의할 사람들이 생각보다 많지 않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그 역시 동의할 수 없다는 입장이다.

원희룡 제주지사가 10일 서울 여의도 제주특별자치도청 서울사무소에서 이데일리와 인터뷰를 갖고 있다. (사진=신태현 기자)
◇ 한국당 국민 눈높이에 ‘부족’…재선 나설 듯


바른정당의 상징이던 ‘남원정’가운데 남경필 경기지사가 탈당, 자유한국당에 복당 뜻을 내비치면서 원 지사의 거취가 초미의 관심이다.

한국당에 대해 부정적인 뉘앙스가 강했지만, 고민의 최종 선택지에서 아예 배제하지는 않았다. 그는 “박근혜 대통령 탄핵상황에서 새누리당을 탈당했다. 당시 새누리당은 기본이 안 돼 있는, 환자수준이었다”며 “건강한 보수로 핵심역할을 하자고 나온건데, 고민의 출발점 깊이를 생각하면 여전히 문제의식을 가지고 있다”고 했다.

한국당이 박근혜 전 대통령 출당 등 나름대로 노력하고 있지만, 국민의 전반적인 눈높이나 시대적인 상황에 비춰볼 때 할만큼 했다고 보기는 어렵다는 생각이다.

지방선거 등 앞으로의 거취에 대해 “단도직입적으로 물어보면 답하기 곤란하다”며 즉답을 피했다. 그는 “지방선거를 앞두고가 아니라 앞으로 정치를 해나갈 때 어떤 정치를 누구와 어떤 방식으로 해나갈지 충분히 고민하겠다. 고민의 결론이 내려지면 적당한 때에 밝히겠다”고 했다. 아직 새누리당에서 나와 바른정당을 만든, 그 목표의식을 이루지 못했다는 생각이 강하다.

원희룡 지사가 제주지사 재선에 도전할 것이라는 시각이 우세하지만 중앙정치 무대로 복귀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만만치않다. 진정한 보수의 혁신을 위해 새로운 인물이 나서야 한다는 것이다.

그는 이번 지방선거 변수로 민주당의 ‘기고만장함’을 들었다. 지금같아서는 민주당이 전 지역에서 크게 앞선 것 같지만, 박근혜 전 대통령의 기저효과가 크게 작용한다는 판단이다. 원 지사는 “민주당은 지나치게 자신하고 있지만, 해가 바뀌면서 박근혜 트라우마가 점점 지나가고 있다. 과연 어떤 지점에서 투표가 진행되느냐에 따라 결과가 달라질 것”이라고 예상했다. 현재로서 한국당이 목표한 자리를 가져가긴 쉽지 않지만, 한국정치에서 5~6개월은 어마어마하게 긴 기간이라고 부연했다.

지난 3년반 제주도정에서 관광객 급증에 철저히 대비하지 못했다고 고백했다. 쓰레기 처리나 상하수도 기반시설 증설에 있어 이해충돌이 일어난 것도 아쉬워했다.

다만 무분별하게 이뤄지던 난개발에 제동을 걸고, 한라산 방면 경관가이드라인 재설정, 투기성 거래 감소 등을 주요 성과로 꼽았다. 제2공항을 둘러싼 논란에는 “입지선정 과정에서 제기되는 의혹은 확실히 해소해야 한다”며 반대주민과 국토교통부간 조율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이어 “제주공항 이용객이 이미 한계 상황을 넘었고, 제 2공항이 동남쪽에 들어설 경우 제주는 동서남북 균형발전 축이 완성된다”고 설명했다.

4년전 제주지사에 깜짝 출마했던 원희룡 지사. 그가 5개월 남은 지방선거에서 장고 끝에 어떤 답안지를 들고 나올 지 궁금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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