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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6일 국내 유통업체들이 중국 유통사업에서 줄줄이 고배를 마시는 가운데 최근 이랜드가 합작형태로 유통사업에 진출하면서 다시 한번 중국 시장이 재조명되고 있다. 하지만 국내 유통업계는 이랜드의 도전이 쉽지만은 않을 것이라고 전망하고 있다.
롯데와 신세계 등 국내 굴지의 유통업체들은 2000년대 공격적으로 중국 시장에 발을 내디뎠지만 글로벌 기업과의 치열한 경쟁과 현지화 전략에 실패해 모두 고전 중이다. 이에 따라 이마트(139480)와 롯데마트 모두 대규모 구조조정을 단행했다.
이마트는 지난 3일 중국 상하이 차오바오점의 영업을 종료했다. 이로써 28개 점포까지 몸집을 불렸던 이마트 중국점포는 현재 8개로 줄었다. 이마트 측은 경영효율화를 위한 구조조정이었다고 설명했지만 사실상 발을 빼는 단계다. 연간 1000억원 가까이 손실은 보던 중국 사업이 200억원으로 줄어들었다.
롯데마트 역시 어렵긴 마찬가지다. 롯데쇼핑은 올 2분기 대형마트 사업에서 400억원의 영업손실을 기록했다. 손실의 83%(-330억원)는 해외 사업에서 발생했다. 현재 169개(올 2분기 기준)의 해외 점포 중 70%가 중국에 있다는 것을 감안하면 중국 사업이 적자를 이끈 셈이다. 같은 기간 인도네시아와 베트남에서는 매출이 각각 전년대비 14%, 2.1% 씩 신장해 상대적으로 나은 실적을 기록했다.
중국 유통업계 한 전문가는 “현재 중국 시장은 까르푸, 월마트 등 굴지의 글로벌 기업들과 현지 유통업체들이 모두 포진해있다”며 “한때는 고공 성장으로 주목받던 중국시장이지만 현재는 안정세에 접어들면서 중국 시장에 발붙이기가는 더욱 어려워졌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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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같은 상황은 국내 유통시장에서도 그대로 반영됐다. 글로벌 유통업체인 까르푸와 월마트 역시 점포 확장 등 외형을 키우는데만 치중해 결국 소비자들이 등을 돌려 지난 2006년 한국 시장에서 철수했다.
유통업계 한 전문가는 “대형마트들이 중국 진출 초기에 무작정 신규 점포 출점에만 신경 쓴 것이 사실”이라면서 “그 과정에서 한국 점포를 그대로 옮겨오기에 바빴을 뿐 현지인들이 원하는 점포를 구현하지 못했다”고 지적했다.
이마트 관계자는 “중국 진출 당시 국내 성공모델을 그대로 도입했다 현지화에 실패한 경험이 있는 만큼 베트남에선 철저한 현지화 전략을 펼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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