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론부터 말하자면 퇴직연금제도가 그들만의 제도, 즉 퇴직연금사업자와 퇴직연금 가입기업인 사용자들만의 것이 되고 말았다. 퇴직연금제도가 존재해야 할 본질적인 이유는 근로자 혹은 가입자들의 노후복지를 위한 것인데 퇴직연금시장이 커지면서 확정기여형과 개인형퇴직연금제도(IRP)에서 가입자들이 점점 더 소외된 상황에서 운용되고 있다.
이처럼 사업자들과 사용자들의 이해관계에 따라 제도가 도입되고 운용되다 보니 정말 이 제도를 통해 노후를 준비해야 할 가입자들은 무엇을 해야 하는지 거의 모르고 있는 설정이다.
둘째, 퇴직연금 마케팅의 부재다. 퇴직연금 사업자들은 많은 인력과 노력을 기울여 퇴직연금에 가입도록 하고 있지만 영업은 있고 마케팅은 없는 게 현실이다. 마케팅의 가장 기본적인 철학은 고객가치 창조다. 그런데 현재의 실적에 급급해 사용자들의 담당자, 혹은 의사결정자들과 주로 의사소통하고 가입자인 근로자들은 소외된 것이다.
퇴직연금 마케팅은 ‘가입자들의 노후행복 촉진’ 사업이지 현재 적립금 규모의 순위 사업이 아니다. 사용자들도 퇴직연금제도가 마지못해 시행하는 제도가 아닌 근로자들의 ‘노동행복촉진’이라는 관점을 가지고 제도를 다시 한 번 봐야 할 것이다. 관계 당국도 퇴직연금제도가 경제협력개발기구(OECD)의 3층 복지제도의 완성이 아니라 ‘국민이 잘살아 국가 가치가 촉진’되는 핵심 제도로 생각해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