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표류하는 세월호法]⑤특별법·청문회 與野 대치의 연속

  • 등록 2014-08-04 오전 6:00:30

    수정 2014-08-04 오전 8:22:22

[이데일리 김경원 기자] 여야가 국회에서 세월호 특별법 제정을 두고 난항을 거듭하고 있다. 이들은 각각 ‘피해자 가족 지원’과 ‘진상조사’에 방점을 두면서 격차를 줄이지 못하는 모습이다. 세월호 침몰사고 진상조사를 위한 국정조사도 한 치 앞을 내다보기 힘든 국면으로 접어들고 있다.

3일 국회에 따르면, ‘세월호 침몰사고 진상조사 등에 관한 특별법’, ‘세월호 참사 피해자 등의 지원을 위한 특별법’ 등 세월호 관련법은 13개 법률안이 계류 중이다. 이들 법안은 피해자가 포함된 ‘세월호 참사 특별조사위원회’를 구성해 수사권을 주는 내용과 4·16재단 및 4·16기금 설립, 피해학생 대학 입학 시 대학 정원외 입학 등의 지원방안을 담고 있다.

여야는 그동안 진상조사위원회에 수사권을 부여하는 문제를 놓고 팽팽히 맞서다가 진상조사위와 별도로 특별검사를 출범시키는 쪽으로 의견이 모아지고 있다. 현재 여야는 특별검사 추천권을 야당이 갖는 것을 두고 재차 대립하고 있다. 또 세월호 국정조사 청문회도 증인 채택 문제에 합의하지 못하며 무기한 연기상태다.

야당은 특별검사를 받아들이되 특검 임명권을 확보하는 방향으로 선회한 것으로 알려졌다. 박영선 새정치연합 원내대표가 지난달 29일 CBS라디오에 출연해 “4자회담에서 김무성 새누리당 대표가 ‘법체계를 흔들지 않는 범위 내에서 야당이 (수사권을) 양보해 주면 특검에 임명권, 추천권을 주겠다고 이야기했다”고 설명했기 때문이다.

박 원내대표는 특히 “원래 국정조사 합의서는 양측이 원하는 증인 모두가 청문회에 등장하도록 돼 있다”며 “새누리당은 김기춘 청와대 비서실장, 사고 4일 전까지 안전행정부 장관이었던 유정복 인천시장, 정호성 제1부속실 비서관은 어떤 일이 있어도 안 된다고 한다”고 주장했다.

반면 여당은 조사위에 수사권을 주거나 특검 임명권을 야당에 주는 것과 야당이 요구하는 김기춘 실장 등 증인 채택은 받아들일 수 없다는 입장이 확고하다. 이완구 새누리당 원내대표는 1일 열린 의원총회에서 “검경이 수사하고 있고, 국정조사도 진행 중이다. 8월 국정감사도 시작된다. 특별법을 만들어 수사권을 달라고 한다”며 “같은 증인을 상대로 몇 번을 수사하겠다는 것이냐”고 따졌다. 그러면서 그는 “일반검경, 국조, 국감, 특검, 거기에 특별법 만들어서 수사권 달라고 하니 사법체계를 어떻게 하자는 것이냐”고 지적했다. 이 원내대표는 또 청문회 증인채택 문제도 “김기춘 실장은 현재까지 운영, 예산·결산, 기타 국조 기관보고에서 24시간 국회에서 답변했다”며 “또 대통령의 동선은 국가안보 문제인데, 국가원수의 7시간을 소상히 밝히라는 것은 고민해야 할 대목”이라고 반박했다.

대신 여당은 특별검사를 통한 진상규명보다 세월호 피해자 가족 지원에 주력하기로 했다. 이는 7·30 재·보궐선거에서 압승한 뒤, 꼬인 정국을 정면돌파하겠다는 의지로 풀이된다. 실제로 새누리당은 김을동 최고위원을 중심으로 세월호 피해자 지원특위를 만들어 본격적인 운영에 들어갔다.

이처럼 여야의 대치 속에 세월호 국정조사도, 특별법도 모두 갈 길을 찾지 못하며 표류 중이다. 오는 4일부터 예정됐던 세월호 청문회는 증인 채택문제를 합의하지 못하면서 무기한 연기됐다. 진상을 규명하겠다며 만든 세월호국정조사는 활동기간(90일)의 3분의2 이상이 소모한 지금까지 기관보고만 겨우 마쳤을 뿐 삐그덕 대고 있다. 세월호특별법도 당초 여야가 약속한 지난달 16일 본회의 처리시한을 훌쩍 넘기고도 대치만 지속되고 있다.

이데일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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