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라질2014]동트는 새벽 승전보 기대했지만...거리응원 한숨만

2014 브라질 월드컵 알제리전 거리 응원 펼쳐져
광화문 신촌 연세로 영동대로 등 서울서 7만여명 운집
전반 패색 짙자 자리 뜨는 시민들 줄이어
벨기에전까지 거리 응원 펼치겠다 다짐
  • 등록 2014-06-23 오전 6:57:20

    수정 2014-06-23 오전 7:24:54

23일 새벽 2014 브라질 월드컵 알제리전 거리 응원이 펼쳐졌던 신촌 연세로 일대(사진=김성훈 기자)
[이데일리 김용운 박보희 김성훈 임현영 기자]여명이 터오는 월요일 아침, 대표팀의 승전보가 출근길에 울리기를 고대했지만 패배에 따른 한숨만이 거리를 덮었다.

2014 브라질 월드컵 H조별리그 2차전 대한민국 축구 국가 대표팀과 알제리와의 경기가 열린 23일 새벽 4시. 서울 광화문 광장과 신촌 연세로 및 영동대로 등에는 거리 응원을 위해 시민들과 대표팀 공식 서포터즈인 붉은 악마들이 이날 0시부터 운집하기 시작했다.

2002년 이후 월드컵 마다 거리 응원전이 열렸지만 새벽 4시에 열리기는 이번이 처음. 서울시와 서울경찰청은 거리 응원에 나선 시민들과 붉은 악마들을 위해 광화문 광장과 영동대로 일대의 차량을 부분 통제하고 응원전을 위한 장소를 제공했다. 이날 서울지역에서 거리 응원에 나선 시민들은 경찰추산 약 7만여명이다.

전반전 3대0 패색 짙자 자리 뜨는 시민들 많아

예선 1승의 제물로 여겼던 알제리는 예상보다 강했다. 한국 대표팀은 전반 23분에 첫 골을 내준데 이어 28분에 잇따라 실점했다. 결국 전반 38분에 추가 실점해 3대0의 스코어로 전반전을 마무리했다.

전반전이 끝나자 대표팀의 실망스런 경기력에 응원을 포기하고 자리에서 일어나는시민들이 속출했다. 경기도 평택에서 광화문 광장으로 응원을 나온 이수진(25·여)씨는 “러시아전에 이은 두번째 거리응원이다. 중요한경기라 응원나왔는데 3대0이라니 실망스럽다”며 “2대0만 돼도 남아있었을텐데 3대0을 보니 경기를 볼 마음을 접었다. 다음 경기는 집에서 응원할 것”이라며 자리를 떴다.

대학생들이 몰려있던 신촌 연세로 역시 전반전이 끝나자 귀가하는 학생들로 인근 지하철역 일대가 혼잡해졌다. 특히 일부 시민들은 쓰레기를 길거리에 방치한 채 자리를 떠 눈살을 찌푸리게 했다.

후반전, 추격의 발판을 마련했지만

새벽 5시 후반전이 시작될 무렵 각 거리 응원 장소별로 응원전을 펼치던 인파가 약 30%가량 줄었다. 남아 있던 시민들과 붉은악마들은 후반 초반 대표팀이 활발한 공격을 펼치자 첫 골을 기원하며 목소리를 드높였다.

마침내 후반 5분 손흥민 선수가 알제리 골문을 흔들었고 대표팀의 파상공세가 이어졌다. 귀가를 준비하던 시민들도 응원석으로 되돌아오면서 다시 한 번 “대~한민국” 함성이 커지기 시작했다. 그러나 후반 17분 알제리의 추가골이 터졌고 27분 구자철 선수의 두 번째 골이 들어갔지만 끝내 승부를 뒤집지 못했다. 대표팀은 결국 4대2로 알제리에게 패했다.

영동대로에서 응원전에 참여한 김설화(20·여)양은 “초반에 3점 먹은 것이 너무 아쉬었다”며 “그래도 마치막까지 혹시나 해서 기다렸지만 결과가 안좋아서 무척 속상하다”고 말했다.

일요일 오후 11시부터 영동대로 거리 응원전을 기다렸다는 이승진(22)씨는 “재미있었지만 결과가 너무 아쉽다”며 “초반에 선수들이 너무 당황해서 실수가 많았던 것 같다”고 안타까운 마음을 내비쳤다.

“벨기에전 승리 위해 또 나오겠다”

한국이 알제리에 패하면서 16강 진출에 빨간불이 켜졌다. H조는 벨기에가 2승으로 16강 진출을 확정했고 나머지 한 장은 27일 경기 결과에 따라 달라진다.

한국이 27일 새벽 5시에 열리는 벨기에와의 예선 마지막 경기를 승리하고 알제리와 러시아가 무승부를 이루거나 혹은 러시아가 승리할 경우 골득실을 따져 한국이 16강에 진출할 수 있게 된다. 한국 대표팀에게 아직 희망이 남아 있는 셈이다. 27일 열리는 벨기에전의 거리 응원전에도 참석하겠다는 시민들이 많았다.

신촌 연세로에서 응원을 펼친 이진병(20)군은 “어린시절부터 축구를 사랑해왔다”며 “4년만에 찾아온 월드컵인데 예선 마지막 경기도 나가서 응원할것이다. 16강 진출의 가능성은 열려 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중완(27)씨는 “친구들도 다들 실망했지만 저는 혼자라도 다음 경기에 거리 응원을 나오겠다”며 “한사람이라도 응원을 더하면 벨기에전에서 기적이 나올수 있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다”고 말했다.

이데일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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