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국회·정부, 부동산 후속조치 서둘러야

  • 등록 2013-04-03 오전 7:00:00

    수정 2013-04-03 오전 7:00:00

박근혜 정부가 엊그제 내놓은 부동산 대책에 대한 시장의 기대감이 높아지고 있다. 기존 주택에 대한 양도세 면제, 수직증축 리모렐링 허용 등 고강도 대책이 포함돼 침체됐던 건설시장에 활력을 불어넣는 계기가 될 것이라는 시각이 많다.

안정적인 경제운용을 위해서는 이번 대책은 반드시 성과를 거둬야 한다. 그러나 이달 임시국회부터 법안심의가 시작되더라도 법률개정안이 언제 통과될지 알 수 없는데다 주택연금 대상을 50세로 낮추는 등의 정부 시행령 개정도 6월로 예정돼 시기를 놓치지 않을까 하는 우려가 있는 것도 사실이다.

발표된 46개 세부 대책 중 20개가 법률 개정을 거쳐야 하는 사안이다. 예를 들어 다주택자 양도세 중과 폐지는 소득세법을 바꿔야 하고 양도세 한시 감면도 조세특례제한법을 개정해야 한다.

지금까지 분위기는 나빠 보이지는 않는다. 새누리당은 대책 발표 직후 대변인 브리핑을 통해 “정부가 서둘러도 국회에서 늑장을 부리면 시장의 기대감은 실망으로 바뀔 수 있다”며 조기처리해 줄 것을 야당에 당부했다.

민주통합당도 부동산 거래를 활성화하고 하우스 푸어 등의 문제를 해결하고자 하는 정부의 취지에는 공감을 나타내고 있다. 어제 원내 대책회의에서도 “보편적 주거복지대책은 민주당 공약을 상당부분 반영한 것으로 의미있다”는 긍정적인 평가가 나왔다.

그러나 과거 이명박 정부에서 20여차례에 달하는 정상화대책을 내놓고도 번번이 국회문턱을 넘지 못한 채 좌절한 경험이 있어 관련법안 처리를 안심할 수 있는 것은 아니다.

이번 대책중에도 민주당은 담보대출인정비율(LTV), 총부채상환비율(DTI) 등 금융 완화와 다주택자 양도세 중과 폐지 등에 대해선 반대입장을 분명히 하고 있다. 또 경실련을 비롯한 시민단체에서 부정적인 평가를 내놓고 있는 점도 순탄치 않은 협상과정을 예고하고 있다.

입장이 다르다고 해서 법안처리를 미적거려선 안된다. 새누리당은 힘의 논리 대신 야당의 합리적인 의견은 수용하고 때로는 한발 양보하는 포용력을 발휘해야 한다. 야당도 다른 사안과 연계하거나 떼쓰기로 일관하면 국민들의 지지를 회복할 수 없다. 정부도 시행령 개정을 서둘러야 한다. 국회와 정부가 굼뜰수록 국민들의 고통만 더 커진다는 것을 잊어서는 안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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