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데일리 정다슬 기자] 대내외 경제불안이 깊어지면서 기업 체감경기가 살아날 기미가 보이지 않고 있는 가운데, 우리나라 수출의 효자 품목인 전자와 자동차 간에 희비가 엇갈린 것으로 나타났다.
30일 한국은행이 발표한 ‘8월 기업경기실사지수(BSI) 및 경제심리지수(ESI)’를 보면 자동차 업계의 업황BSI는 98을 기록해 2009년 9월 이후 처음으로 100 밑으로 떨어졌다. BSI가 100을 웃돌면 경기 호전을 느끼는 기업이 더 많다는 뜻이고 100 미만이면 그 반대다.
이는 자동차 수출 비중이 높은 유럽과 미국이 장기간 경기침체에 빠지면서 자동차 업계의 불안감이 커졌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지식경제부가 지난 1일 발표한 ‘7월 수출입동향(통관기준)’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전년동기대비 15.7%나 급증했던 자동차 수출은 하반기가 시작된 지난 7월 5.3% 감소로 반전했다. 자동차 부품 수출의 경우 증가세는 유지됐지만 증가폭은 1.9%로 상반기 10.2%에 비해 크게 둔화됐다.
또 지난달 현대·기아자동차가 임금협상과 비정규직 문제로 파업에 들어가면서 내수에서도 동력을 잃은 모습이다. 각 사별 노조부분파업에 이어 어제부터 민주노조 총파업에 자동차업계가 참가하는 등 파업은 장기화되고 있다. 이에 따라 자동차업계 가동률BSI는 지난달 104에서 75로 급락했다.
반면 또 하나의 효자 품목인 전자·영상·통신장비의 업황BSI는 지난달보다 11포인트 상승하며 86을 기록했다. 불황 속에서도 폭발하는 스마트폰 수요로 국내 휴대전화 제조업체들은 호황을 맞고 있다. 국내 1위 휴대전화 제조사인 삼성전자는 스마트폰 사업에 힘입어 영업이익이 5분기 연속 성장하며 올 2분기에 역대 최고 성적을 냈다. 전자·영상·통신장비 업계의 수출BSI와 내수판매BSI는 각각 124와 104였다.
제조업 8월 업황BSI는 72를 기록해 전월보다 1포인트 올랐으며 비제조업은 66으로 전월보다 1포인트 떨어졌다. 기업과 소비자 모두를 포함한 민간의 경제상황에 대한 심리를 종합적으로 나타내는 경제심리지수(ESI)는 기업의 자금 사정에 관련된 심리지수가 하락하면서 전월대비 2포인트 낮아진 90을 기록했다.
정다슬 기자 yamye@edaily.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