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이동진 도봉구청장 "문화의 도시 도봉구 만든다"

도봉서원 복원 등 문화적 정체성 확립
"친인척 채용논란일자 해당자 임용취소"
  • 등록 2012-05-30 오전 6:00:00

    수정 2012-05-30 오전 6:00:00

이데일리신문 | 이 기사는 이데일리신문 2012년 05월 30일자 24면에 게재됐습니다.
[이데일리 성문재 기자] "가인 김병로, 위당 정인보, 고하 송진우, 간송 전형필, 함석헌 선생, 김수영 시인, 전태일 열사 등이 도봉구에서 태어났거나 살았던 분들입니다. 독립운동, 노동운동 등 불의에 항거했던 인물들을 재조명해 구민들이 자긍심을 가졌으면 좋겠습니다."   이동진 도봉구청장(사진)은 구의 문화적 정체성을 복원함으로써 구민들의 자긍심과 구의 가치를 높일 수 있을 것이라고 29일 밝혔다. 도시화 이후 인위적으로 지방자치단체가 구분되면서 각 자치구마다 문화 정체성이 대부분 실종됐지만 도봉구 만큼은 가능하다는 게 그의 생각이다.   
사진=김정욱 기자 98luke@edaily.co.kr


이 구청장은 조선시대 대표적인 성리학자인 조광조를 배향(위패를 모시고 제사를 지냄)한 도봉서원에서 이같은 생각이 출발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조광조라는 인물이 갖고 있는 개혁성을 비롯해 독립운동과 4·19 민주혁명 정신, 노동 인권 문제까지 맥락화돼 있다는 것이다.   도봉서원 복원, 김수영 문학관 설립, 둘리뮤지엄 착공 등을 추진, 전통과 현대문화가 어우러진 ‘문화도봉’의 기반을 구축한다는 계획이다.   문화에 대한 각별한 관심은 최근 도봉구의 변화와 활력을 위한 쪽으로 방향을 잡아가고 있다.   지하철 4호선 창동역 동측 주차장 부지에 2만석 규모의 K-POP 공연이 가능한 아레나공연장을 건립하는 것은 그의 핵심 과제다.   이 구청장은 "얼마전 올림픽공원 체조경기장에서 열린 그룹 ‘신화'의 컴백 콘서트에도 다녀왔다"며 "전용공연장이 아닌 그런 곳에서는 다양한 퍼포먼스가 선보여지는 공연이 제대로 이뤄지기 힘들다"고 지적했다. 이어 "꽉 들어찬 객석 3분의 1은 중국, 일본 관객이었다"며 "외국인 관람 수요도 흡수하고 도시 활력을 높일 수 있는 문화 생태계를 조성하자는 것"이라고 말했다.   건축비만 2500억원이 투입되는 이번 사업은 민자사업으로 추진된다. 하지만 이 구청장은 종전의 민자사업과는 다르다고 강조했다.기존의  공모사업은 민간자본을 동원해서 인프라를 조성하고 투자자에게 수익을 보장해주는 체계였다면 이번 사업은 오히려 민간측에서 사업을 제안하고 자치구와 서울시가 토지를 사용하게 해주는 개념이라는 것이다. 더욱이 국내 유수의 엔터테인먼트사들이 이달 중으로 사업 참여를 결정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전했다.   어린이를 위한 문화 기적도 가시화되고 있다. 지난 2월 건립 추진계획을 세운 ‘도봉 기적의 도서관'은 지난 3월 책읽는 사회 문화재단(이하 책사회)과 공동 건립 협약이 체결됐다.   도봉동 652번지 1500㎡ 부지에 지하 1층, 지상 2층 규모로 지어진다. 책사회에서 모금을 통해 설계비를 자체 조달한다. 건축비 등 나머지 재원 40억원은 정부와 서울시, 도봉구가 각각 16억원, 9억8000만원, 14억2000만원씩 부담한다.   전국 12번째인 기적의 도서관이 서울에서 지어지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이 구청장은 "그만큼 도봉구의 어려운 여러 가지 사정들이 반영된 것"이라고 설명했다.   
사진=김정욱 기자 98luke@edaily.co.kr
  이동진 도봉구청장은 지난 2년간 재임 기간을 돌아보며 "할일은 많은데 시간이 너무 빨리 간다. 의욕은 넘치는데 변화는 느리다는 점을 느꼈다"고 정리했다. 공공 영역, 공직 사회의 결정은 법과 규정에 의해서 여러 단계를 거치는 것이 어느 정도 불가피하다는 설명이다.   하지만 그는 "과거의 낡은 관행은 반드시 버려야 한다"며 "(친인척 채용 논란 관련) 지난 21일 3명을 임용 취소 조치했다. 청년실업자들에 대한 최소한의 예의이자 앞으로 이런 일이 일어나면 안 된다는 의지로 봐달라"고 덧붙였다.   ◇ 이동진 도봉구청장은? 1960년 전북 정읍에서 태어났다. 1995년 고려대학교 영어영문학과를 졸업했다. 1998년 제5대 서울시의원으로 당선됐다. 2004년 남서울대 겸임교수, 2006년 열린우리당의 도봉구청장 후보로 나섰으나 낙선했다. 2010년 민주당 부대변인으로 활동하다가 6·2 지방선거에서 다시 한번 도봉구청장에 도전해 당선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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