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BK 김경준 송환 미뤄달라" 이명박 후보측 미국에 요청

위키리크스 미 외교전문 공개
  • 등록 2011-09-03 오전 9:49:05

    수정 2011-09-03 오전 9:49:05

[경향닷컴 제공] 대선을 앞둔 2007년 10월 이명박 당시 한나라당 후보 측이 주한 미국 대사를 만나 ‘BBK 주가조작 사건’으로 미국에서 복역 중이던 김경준씨의 한국 송환을 미뤄달라고 요청한 것으로 드러났다.

위키리크스가 2일 공개한 미 국무부 기밀 외교전문에 따르면 당시 한나라당 공동선대위원장이던 유종하 전 외무장관은 2007년 10월25일 알렉산더 버시바우 주한대사를 만나 관련 논의를 했다. 그는 대선 전 김씨가 한국으로 돌아올 경우 정치적 충격이 ‘폭발적’일 것이라면서 “미국은 한국의 내정에 간섭하지 않는 게 현명하다”고 버시바우 대사를 설득했다. 당시 이명박 후보는 BBK의 실소유주라는 의혹을 받고 있었다.

그러나 전문에 따르면 버시바우 대사는 약 일주일 뒤인 31일 유 전 장관을 다시 만나 이 같은 이명박 캠프 측의 요청을 수용할 수 없다고 밝혔다. 그는 미 국무부가 김씨의 송환을 2005년 말에 이미 결정한 상태이며 김씨 역시 더 이상 송환에 대해 이의를 제기하지 않고 있으므로 “송환을 미룰 법적 근거가 없다”고 설명했다.

유 전 장관은 버시바우 대사에게 이명박 후보가 대통령에 당선되면 이라크 파병을 확대할 것이라고 언급했다고 전문은 기록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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