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노총, 도심서 수천명 불법시위…경찰 또 당했다[사사건건]

민주노총·농어민 도심 집회에 수천명 게릴라 운집
서울남부지검 초임 검사, 청사서 투신해 사망
'승진 바늘구멍' 압박에 경찰 브로커 청탁 의혹
  • 등록 2022-04-16 오전 8:30:00

    수정 2022-04-16 오전 8:30:00

[이데일리 이소현 기자] 20대 대통령 선거 이후에 처음으로 서울 도심에서 대규모 집회가 열렸습니다. 민주노총은 서울 종로구 일대에서 농어민 단체는 여의도에서 각각 수천명씩 모였는데요. 코로나19 방역지침에 따라 법원이 인원을 299명으로 제한하고 허가했지만, 이를 어긴 불법집회였습니다. 경찰은 불법집회에 엄정대응을 강조했지만, 현장에서 충돌은 일어나지 않았습니다. 경찰은 집회시위법과 감염병예방법 위반 혐의로 집회를 연 책임자들에 대한 수사에 착수했습니다.

이번 주 키워드는 △노동자·농어민 도심 집회 △초임검사 남부지검 청사서 투신해 사망 △청와대 사칭 브로커, 경찰 승진 청탁 의혹입니다.

‘차별없는 노동권·질 좋은 일자리 쟁취’ 민주노총 결의대회가 13일 오후 서울 종로구 종묘공원에서 민주노총 주최로 열린 가운데 참가자들이 구호를 외치고 있다.(사진=이영훈 기자)
통의동 인수위→종묘공원, 집회 장소 기습한 민주노총

민주노총은 지난 13일 오후 3시 서울 종로구 종묘공원에서 결의대회를 열고 비정규직 대책 마련과 최저임금 개선을 촉구했습니다. 양경수 민주노총 위원장은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이 반노동 공약을 철회하고 노동자들과 대화에 나서라고 촉구했습니다.

이날 민주노총은 또 한 번의 게릴라 시위의 모습을 보였습니다. 민주노총은 서울 도심 66곳에 쪼개기 집회를 신고했는데 이날 조합원들은 곳곳에 흩어져 있다가 오후 1시 10분이 지나서야 본 집회 장소를 공지 받고 일제히 종묘공원으로 향했습니다. 집회 참가자들은 공원 입구까지 빽빽하게 채웠으며, 주최 측 추산 6000명이 운집했습니다. 경찰은 민주노총의 기습 시위에 또 당했습니다. 애초 대통령직인수위원회가 있는 종로구 통의동 일대에 경비 인력을 집중적으로 배치했지만, 예상치 못한 장소에서 집회가 열리자 급히 경력을 이동시켜 종묘광장공원을 중심으로 차벽을 세우고 100여개 부대를 투입했습니다.

민주노총의 게릴라 집회는 이번이 처음이 아닙니다. 작년 코로나19 위기가 심각한 상황에서 7월3일, 10월20일, 11월13일 등 세 번에 걸쳐 불법집회를 개최했고 올해도 1월15일 한차례 불법집회를 개최했습니다. 이에 우려의 목소리도 큽니다. 경총은 “민주노총이 또다시 불법집회를 강행하는 것은 법치주의에 대한 심각한 도전”이라고 지적했으며, 전경련은 “새 정부는 법과 원칙에 따라 불법 행위에 엄정하게 대처해 주길 바란다”고 촉구했습니다.

13일 오후 2시 서울 여의도공원에서 농어민단체가 주최한 ‘CPTPP 가입반대 전국농어민대회’가 열리고 있다.(사진=조민정 기자)
같은 날 서울 여의도 공원에도 전국 농어민 1만여명이 모여 환태평양경제동반자협정(CPTPP) 가입을 강력히 반대하는 집회를 열었습니다. 애초 이날 농어민대회는 여의도 산업은행 본점 인근에서 진행할 예정이었지만 예상보다 많은 인원이 참여하며 여의도공원으로 장소를 옮겼습니다. 이들은 CPTPP에 가입하면, 농어민이 생존권에 위협을 받을 거라고 호소했습니다.

경찰은 엄정하게 불법집회 대응을 예고했지만, 현장에서 참가자들 간 충돌은 없었습니다. 해산을 요구하는 방송만 몇 차례 틀었을 뿐 강제 해산에 나서지 않았습니다. 다만, 불법집회인 만큼 채증자료 분석을 통해 엄정하게 처벌하겠다는 방침입니다.

12일 서울 양천구 신월로 서울남부지방검찰청(사진=뉴스1)
6년 전 남부지검서 또 비보…초임 검사 사망에 檢 진상조사

현직 검사가 서울남부지검 청사에서 스스로 몸을 던져 숨지는 일이 발생했습니다. 지난해 임용된 초임검사입니다. 검찰은 진상조사에 착수했습니다. 특히 남부지검에서는 6년 전에도 비슷한 사건이 발생한 적이 있어 검찰 조직문화에 대한 문제제기도 이어졌습니다.

서울 양천경찰서에 따르면 서울남부지검 소속 A(30) 검사는 이날 오전 11시 23분쯤 청사 고층에서 떨어졌습니다. 남부지검 주차장을 지나가던 검찰 관계자는 쓰러져 있던 A검사를 발견하고 곧바로 119에 신고했지만, 현장에서 심정지 상태였던 A검사는 결국 사망했습니다.

A검사는 지난 2월 서울남부지검 형사1부에 발령받아 주로 명예·지식재산·부동산범죄를 전담해온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경찰은 극단적 선택 여부를 확인하기 위해 수사를 진행 중이지만 유서는 발견되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검찰은 진상조사에 착수했는데요. 남부지검에서 2016년 5월 고(故) 김홍영 검사가 부장검사의 폭언과 폭행에 시달리다 유서를 남기고 극단적 선택을 해 큰 파장이 일었던 만큼 가혹행위, 인권침해 등 여러 가능성을 두고 사실확인을 위한 조사에 나섰습니다.

A검사의 빈소에 박범계 법무부장관과 한동훈 법무부장관 후보자, 김오수 검찰총장, 심재철 서울남부지검장 등이 찾아 애도의 뜻을 표했습니다. 박 장관은 “왜 이런 일이 벌어졌는지에 대한 규명과 진단이 필요하지 않겠나”며 “검찰조직의 문화가 전혀 관계없다고 단정 짓기도 어려운 것 같다”고 언급했습니다. 한 후보자는 “어느 조직이든 조직문화나 압박이 있을 수 있고 검찰조직 역시 마찬가지”라며 “앞으로도 지속적이고 좀 더 실효성있게 조직문화가 개선될 필요가 있다”고 말했습니다.

서울 종로구 서울경찰청(사진=연합)
“나 청와대 실장인데”…경찰 인사 청탁 의혹

최근 경찰 내에서 승진 인사 청탁 의혹이 불거졌습니다. 서울 한 경찰서의 A, B경정은 지난해 말 총경 인사를 앞두고 브로커를 통해 부적절한 승진 청탁을 시도한 정황이 포착돼 경찰 수사를 받고 있습니다.

밝혀진 의혹은 이러합니다. 작년 말 최관호 서울경찰청장에 전화 한 통이 걸려옵니다. 자신을 ‘청와대 실장’이라고 소개하며, A, B경정을 총경으로 승진시키라며, 인사 청탁을 요구하는 내용이었습니다. 경찰은 이 브로커가 청와대와 관련 없는 인물임을 확인했고, 휴대전화 통화기록을 추적해 A경정과 수차례 연락한 사실도 확인했습니다. A경정은 이 브로커와의 관련성 등 혐의를 부인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경찰의 승진 청탁 문제는 비단 이번만이 아닌데요. 2012년 조현오 전 경찰청장은 재임 기간에 국회의원 10여 명에게서 인사 청탁을 받았다고 밝혔으며, 2017년엔 한 방송사가 경찰 인사 청탁 정황이 담긴 청와대 인사의 ‘비밀 노트’를 공개하기도 했습니다.

탈선 경찰의 비위지만, 일각에선 바늘 구멍과 같은 경찰 승진·계급제도 등 구조적 문제도 작용했단 지적이 나옵니다. 경찰의 계급 제도를 단순화시키는 게 필요하다는 조언도 이어집니다. 이런 가운데 인수위에서 지난 15일 순경 출신 경찰의 경무관 이상 고위직 승진을 확대하겠다고 해 경찰의 인사 개혁과 처우 개선이 이뤄질지 관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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