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데일리 장구슬 기자] 검찰이 아동·청소년 성 착취물을 제작하고 유포한 텔레그램 ‘박사방’ 운영진 8명에 대해 범죄단체조직 혐의를 적용해 추가 기소했다. 법원에서 범죄단체조직죄가 인정되면 ‘박사’ 조주빈과 공범들에게 최고 무기징역이 선고될 수 있다. 텔레그램 성범죄 등에 있어 범죄단체조직죄가 적용돼 기소된 건 이번이 처음이다.
| 텔레그램에서 불법 성착취 영상을 제작, 판매한 n번방 사건의 주범 조주빈이 지난 3월25일 오전 서울 종로경찰서에서 검찰에 송치되기 위해 호송차량으로 향하고 있다. (사진=이데일리 방인권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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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찰은 지난 22일 우두머리 조주빈을 중심으로 운영된 박사방 ‘범죄단체’ 수준에는 이르지 못한 ‘범죄집단’이라고 봤다.
법률상 범죄집단은 범행이 사형이나 무기징역 또는 4년 이상의 징역에 해당하며 일정 숫자 이상의 구성원과 조직 내 일정한 체계 또는 구조가 입증돼야 한다. 범죄단체는 이에 더해 범행의 계속성과 조직 내 지휘 및 통솔체계까지 요건으로 한다. 두 경우 모두 범죄단체조직죄로 의율해 처벌할 수 있다.
검찰은 조직원 38명으로 구성된 박사방이 미성년자 16명을 포함한 여성 74명의 성착취물을 제작·유포하며 이익을 배분한 범죄집단이라고 결론 내렸다. 박사당 일당이 조주빈을 중심으로 △ 피해자 물색·유인 △성 착취 △성 착취물 유포 △ 성 착취 수익금 인출 등 조직적으로 역할을 분담해 수행한 ‘유기적 결합 관계’라고 판단했다.
검찰은 수사가 마무리된 조주빈과 공범 8명을 범죄단체조직죄로 이날 먼저 기소하고 남은 30여 명에 대해서는 수사를 이어가겠다고 밝혔다.
차후 법원에서 형법상 범죄단체조직죄가 인정된다면 박사방 공범들은 최고 무기징역까지 선고받을 수 있다. 범죄단체조직죄를 적용함에 따라 현재 아동청소년의 성보호에 관한 법률상 아동 청소년음란물 제작 등 혐의로 기소돼 최대 무기징역까지 가능한 조주빈 외에도 다른 박사방 운영자들까지 이에 준하는 중형을 선고받을 가능성이 열렸다.
범죄단체조직죄를 규정한 형법 제114조는 “범죄를 목적으로 하는 단체·집단을 조직하거나 여기에 가입 또는 구성원으로 활동한 사람은 그 목적한 죄에 정한 형으로 처벌한다”고 규정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