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성없는 그들", "불안의 장송곡"…檢반발이 불러온 말들

  • 등록 2020-01-18 오전 6:05:00

    수정 2020-01-18 오전 6:05:00

[이데일리 장영락 기자] 직접수사 축소 등 검찰 개혁 추진에 대한 검찰 내부 반발에 역사학자 전우용씨가 “민주주의가 유린될 때 항의한 적이 있느냐”는 질문을 던졌다.

정치사회 논평으로 유명한 전씨는 16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이같은 내용의 글을 올렸다. 전씨는 “그들은 이 나라에서 인권과 민주주의가 유린될 때, 항의한 적이 없다. 그들은 간첩이나 유서대필범을 조작해 수많은 사람의 인생과 가정을 파괴해 놓고도, 반성한 적이 없다”며 검찰이 용공 조작 사건으로 악명을 떨치던 과거 군부독재 시기를 떠올렸다.

전씨는 “그랬던 그들이 자기네 특권이 조금 줄어들었다고 나라가 망하기라도 할 듯이 떠들어댄다”며 “저런 사람들이 ‘나라의 정의’에 관한 일을 맡아 온 것이, ‘불의에 무감각하고 불이익에만 흥분하는’ 문화가 생긴 이유”라고 지적했다.

공정과 정의보다 사적 이익에 더 큰 가치를 두는 사회 분위기가 공무를 맡는 기관임에도 공익을 노골적으로 저해해온 검찰 조직의 존재와도 무관치 않을 것이라는 설명이다.
검찰 개혁에 대한 내부 저항 목소리가 검찰 권력의 막바지를 보여주는 장송곡이라는 평가도 나왔다. 조국 전 법무부장관 일가 수사에 대해 지속적으로 비판 목소리를 내온 박훈 변호사는 17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수사권 조정에 따른 검찰 내부의 불만과 경찰 권력에 대한 우려가 “불안의 레퀴엠”이라고 말했다.

박 변호사는 “뿌리 깊은 경찰 불신과 검찰 엘리트주의 신화의 해체에 따른 불안의 레퀴엠에 대해”라는 제목의 글에서 위령미사곡을 뜻하는 ‘레퀴엠’을 소개한 뒤 수사권 조정에 따른 우려의 목소리를 레퀴엠에 비유했다.

박 변호사는 “사법시험이나 변호사시험을 치지 않는 자들인 경찰 나부랭이들이 제한적 불기소 처분권을 갖는 것에 대해 인권의 후퇴, 경찰공화국 운운하면서 비장하게 검찰편을 드는 사람들을 보면서 난 저 신화의 죽음을 노래하는 즐거운 레퀴엠을 매 시간마다 듣고 있다”고 설명했다.

검찰이 독점하던 불기소 처분권을 경찰에 주는 등의 수사권 조정 방안에 ‘경찰 권력’을 거론하며 우려하는 많은 목소리들이 나오고 있으나, 실상은 검찰 권력이 해체되는 데 따른 불안감의 표출일 뿐이라는 것이다.

검찰은 이같은 부정적 반응이 나올 정도로 노골적인 반발 메시지를 지속적으로 내고 있다. 간부급 검사 몇 명이 내부망에 항의 메시지를 내며 사퇴했고 내부에서 수사권 조정에 불만을 표출하고 있다는 매체 보도도 줄을 잇고 있다.

조 전 장관 수사를 맡았던 한 검사는 이성윤 신임 서울중앙지검장과의 회의에서 윤석열 총장의 취임사를 읽으며 반발했다는 소식이 나오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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