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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닥쳤다. 더 떨어지기도 어려워”
일단은 바닥을 쳤다는 분석이 나온다. 국토연구원이 최근 발표한 ‘2월 부동산시장 소비자심리조사’를 보면 울산 주택매매시장 소비심리지수는 전월 대비 9.7포인트나 오른 76.9로 지난해 9월 이후 다섯 달 만에 반등했다. 전반적으로 지수가 반등하는 가운데서도 다른 지역에 견줘 상승폭이 가장 컸다. 경남 역시 주택매매시장 소비심리지수가 84.0으로 한 달 새 5.2포인트 올랐다.
통상 이 지표는 한두 달 시차를 두고 실제 주택매매시장에 반영된다. 지수가 오르면 주택 매매값 상승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는 얘기다. 국토연구원은 전국 152개 시·군·구 중개업소(매달)와 일반 가구(매 분기)를 대상으로 설문해 지수화하며 지수가 100을 넘으면 전월보다 가격 상승과 거래 증가 응답자가 많다는 의미다.
변세일 국토연구원 부동산시장연구센터장은 “2월 봄 이사철이어서 거래가 상대적으로 늘어났다”며 “특히 울산·경남은 집값이 바닥을 친 상태라 더 떨어지진 않을 것이란 기대심리가 반영됐고, 현대중공업의 대우조선해양 합병, 선박 수주량 증가 등도 영향을 줬다”고 풀이했다.
부동산시장 회복의 발목을 잡았던 입주물량도 울산과 경남을 중심으로 줄어드는 추세다. 부동산114에 따르면 울산 입주아파트는 올해 1만1018가구에서 내년 1995가구로 10분의 1 수준으로 줄어든다. 경남 아파트 물량도 2017년 4만566가구에서 지난해 3만5040가구, 올해는 4만2382가구 등으로 4만가구 안팎에 달했지만 내년 1만7091가구로 절반 가량 감소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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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만 아직 부울경 부동산시장이 완전히 회복했다고 보기 어렵다는 의견도 나온다. 국토연구원과 달리 한국은행이 발표한 ‘소비자동향조사’에서는 울산 주택가격전망CSI가 넉달간 반등했다가 지난 1월 다시 고꾸라진 것으로 나타났다. 부산과 경남 역시 주택가격전망CSI가 각각 하락, 보합 수준을 기록했다.
KB리브온 조사에서도 울산의 매수우위지수는 0으로 2003년 7월 조사를 시작한 이래 최저치로 떨어졌다. 팔려는 사람만 있고 사려는 사람이 없다는 의미다. 더욱이 부산은 올해 2만5726가구에 달했던 입주물량이 내년(2만3903가구)에도 이어질 예정이다.
박원갑 KB국민은행 부동산 수석전문위원은 “일부 모험적 투자자가 (부·울·경 지역에 투자하러) 들어갔을 순 있지만, 지역경제 회복이 우선돼야 이와 맞물려 집값이 움직인다”며 “주택 수요의 핵심인 지역경제 기초체력이 개선되기 전에 집값이 반등하긴 어려울 것”이라고 내다봤다. 변세일 센터장도 “부동산 가격이 많이 떨어진 만큼 바닥을 쳤다는 기대심리가 나타나 기술적 반등이 일어났을 수 있다”면서 “3·4월 집값 동향을 좀 더 지켜볼 필요가 있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