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동안 사고 등의 이유로 표류하다 우리측에 넘어온 북한 선박이나 인원에 대해 “이런 사실이 있다”는 수준의 발표나 설명이 있었던 적은 있지만 계획적인 탈북자에 대해 정부에서 나서서 발표한 적은 거의 없었다.
행여 국내외 언론을 통해 보도가 나오는 경우에도 통일부나 외교부 당국자들은 해당 탈북자는 물론 그들이 북한에 두고온 가족들의 신변 안전 등을 이유로 보도 자제를 요청했다. 사실 관계는 확인해줄 지언정 인도적인 차원에서 보도는 하지 않는 것이 맞지 않겠냐는 이유에서였다. 확인을 해주더라도 정확한 탈북 경위 등에 대한 정부 조사 때문이었다며 한참 지난 뒤에야 대답이 오기 일쑤였다.
그런데 이번에는 정부가 돌연 입장을 바꾼듯 보였다. 국내 입국한지 하루만에 집단 탈북한 이들이 해외에 있는 한 북한 식당에 함께 근무하던 사람들이었고, 남자 지배인 1명과 여자 종업원 12명이었다고 먼저 발표한 것이다. 그들이 어느 나라 식당에 있었는지, 어떤 경위로 입국했는지는 신변 보호를 이유로 밝히지 않았지만 이미 언론 보도를 통해 추측이 나오고 있다.
그렇다 해도 굳이 아직 정부 조사도 받지 않은 탈북민들의 입국 사실을 하루만에 서둘러 공개할 필요가 있었는지, 이런 사실이 알려져도 북한에 있는 그들 가족의 안전에는 문제가 없는 건지 개운치 않은 구석이 많다. 총선을 목전에 앞두고 정부가 대북정책 효과를 홍보하려 한 것이 아니냐는 의혹이 제기되는 이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