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물인터넷 기술로 '스마트 장어 양식장' 만든다

SK텔레콤, IoT 기반 스마트 장어 양식장 구축
근거리 무선통신으로 수온, 수질, 용존산소량 자동 확인
스마트폰 통해 원격 모니터링 기능 지원
  • 등록 2014-08-31 오전 9:11:39

    수정 2014-08-31 오전 10:19:54

[이데일리 김관용 기자] 장어는 연어와 반대로 바다에서 태어나 민물에서 자란다. 신기한 일은 민물장어는 모두 숫놈이고 바다에서 잡힌 민물장어는 하나같이 암놈이다. 부화 2년 반 뒤 치어 상태로 민물로 올라와 수년을 살다가 바다로 돌아가서는 암놈으로 변해 알을 낳고 일생을 마친다.

번식을 자기 한 몸으로 해결(자웅동체)하는 장어는 일반 어류에 비해 환경에 민감하고 폐사율도 높다. 그래서 양식을 할 때도 수온이나 수질, 산소량 등에 각별히 신경을 써야 한다.

통상 양식장마다 직경 6m의 수조를 약 20~60개 정도 관리하는데, 하나의 수조 당 치어는 5만 마리, 성어는 1만 마리 정도가 산다. 제한된 공간에 많은 장어가 살기 때문에 먹이 찌꺼기와 배설물 등의 처리가 무엇보다 중요하다. 이같은 분비물들이 산화하면서 산소부족 현상이 발생할 수 있기 때문이다. 또 산화 과정에서 수조 물이 산성화 될 수 있기 때문에 적정 수소이온농도 지수(PH)를 유지하는 것도 중요하다. 이와 함께 빠른 발육을 위해 적정 온도를 유지하는 것도 필요하다. 장어는 보통 10~31℃에서 생존하지만 25~31℃ 정도가 양식 환경에 최적이다.

따라서 양식장들은 상시 인원을 배치하고 수조별로 수온과 용존산소량, 수소이온농도 지수 등을 수작업으로 점검하고 있다. 치어는 약 2시간마다, 성어는 약 6시간 마다 상태를 확인한다. SK텔레콤(017670)과 국내 중소기업인 비디는 이같은 장어 양식장 환경을 개선하기 위해 사물인터넷(IoT) 기술을 적용한 ‘양식장 관리 시스템’을 개발했다.

SK텔레콤은 최근 전라북도 고창군 소재 장어 양식장에 사물인터넷 기반 양식장 관리 시스템을 구축하고 시스템 검증을 위한 시범서비스를 시작했다. SK텔레콤 제공.
전라북도 고창 소재의 삼양수산에 시범 적용한 이 시스템은 민물장어 양식장의 수조관리 방식을 최신의 무선 센서 네트워크에 기반한 IoT 기술로 개선했다. 또 스마트폰 등을 통해 수조를 실시간 원격 모니터링 할 수 있도록 지원한다.

정준호 삼양수산 사장은 “기존에는 사람에 의존한 감시로 관리 누수가 발생할 수밖에 없었고, 온수공급기와 산소공급기 등의 오작동으로 진단 폐사하는 사고가 발생했다”면서 “이에 따라 매년 5~10% 정도의 손실이 발생했다”고 말했다. 하지만 그는 “이번 양식장 관리 시스템을 구축하고 나서는 스마트폰을 통해 언제 어디서나 현재 양식장 상황을 실시간으로 확인할 수 있어 업무피로도가 감소했다”면서 “산소 부족에 의한 폐사는 거의 없어졌다”고 덧붙였다.

SK텔레콤과 비디과 구축한 양식장 관리 시스템은 수조별 수온과 산소량, 수질 측정을 위한 센서와 센서 수치를 확인 및 관리하는 수질계측기, 근거리 무선통신 기술인 ‘스마트 유틸리티 네트워크(SUN)’, 수조별 데이터를 모아 LTE 기반으로 중앙 IoT 플랫폼에 전송하는 게이트웨이, 이 데이터들을 통합 관리하는 수조관리 서버 등으로 구성된다.

이 시스템은 센서를 통해 수집된 데이터를 수질계측기와 게이트웨이 장비를 거쳐 SK텔레콤의 IoT 플랫폼으로 전송된다. 수조관리 서버가 이 데이터를 분석해 관리자가 스마트폰 등으로 수조의 상태를 실시간 확인할 수 있도록 한다. 따라서 한밤 중에도 문제가 발생할 경우 스마트폰을 통해 경보를 울려 즉각 대응할 수 있도록 해 안정적 운영과 효율적 양식장 관리가 가능케 한다. 또 이 시스템은 지금까지 체계적으로 관리되지 않았던 투입된 먹이량과 출하량 정보 등을 분석해 최적의 생장 정보를 제공한다.

왼쪽 흰색 콘솔이 SK텔레콤이 구축한 IoT 플랫폼이다. 각 양식장에 설치된 센서 데이터들이 이곳 IoT 플랫폼으로 모여 스마트폰 애플리케이션에 정보를 제공한다. SK텔레콤 제공.
SK텔레콤은 내년 중 양식장 관리 시스템을 상용화 할 예정으로 향후 전국 약 450여개의 장어 양식장을 비롯해 쏘가리와 메기 양식장 등에도 이를 적용한다는 구상이다. 또 일본과 중국 등 글로벌 시장으로의 확산도 구상하고 있다.

최진성 SK텔레콤 ICT기술원장은 “SK텔레콤이 비디와 함께 추진한 이번 IoT 기반 양식장 관리 시스템 사업은 중소기업청이 주관하는 ‘민관공동투자기술개발사업’으로 선정돼 정부 자금도 투입된 대-중소기업-정부 간 협업 모델”이라면서 “SK텔레콤은 ICT노믹스의 구현을 위해 전통산업의 스마트화를 지원하고, 이를 통해 국가경쟁력 및 지역경제 활성화에 기여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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