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먼데이포커스]파업 갈림길 현대·기아차의 선택은

  • 등록 2013-08-19 오전 7:04:51

    수정 2013-08-19 오전 7:04:51

[이데일리 이진철 기자] 또다시 현대자동차(005380)의 파업 소식이 들린다. 현대차 노조가 지난 27년간 파업을 결의했다는 것을 고려하면 연례행사 같은 파업뉴스는 새삼스럽지 않다. 하지만, 현대차가 우리나라 산업에 차지하는 위상과 국내외 자동차시장을 둘러싼 환경을 생각하면 우려의 목소리는 적지 않다.

현대·기아차 노조는 올해 임금단체협상 결렬을 선언하고 지난 13일 조합원 찬반투표를 통해 파업 안을 가결했다. 19일 중앙노동위원회의 조정절차가 마무리되면 20일부터 합법적인 파업이 가능하다. 현대차는 올해도 파업에 들어가면 1987년 노조가 설립된 후 27년간 무려 23번째 파업을 벌이는 것이다.

현대차 노조는 올해 임단협에서 총 75개 조항의 180여 개에 달하는 요구안을 제시했다. 숫자로는 웬만한 기업의 단체협약을 새로 만들 수 있는 수준이나 근무여건을 개선해 품질 좋은 차를 만들기 위한 요구들이라는 게 노조 측 입장이다.

이에 비해 현대차 현장직원의 절반 이상은 1억 원 이상의 고임금을 받는 상황에서 순이익의 30% 성과급 지급 등을 포함한 노조의 요구는 도저히 수용할 수 없다고 회사 측은 맞서고 있다.

현대·기아차의 파업은 단순히 개별기업의 노사문제가 아닌 앞으로 우리나라 자동차 산업 전반에 부메랑이 될 수 있다. 당장 파업에 따른 생산 차질로 차를 구매한 고객들은 출고가 늦어져 불편을 겪고, 수만 개의 협력업체에게도 고스란히 피해가 돌아간다. 글로벌 경기침체와 경쟁사들의 견제, 내수부진과 수입차 공세 등의 안팎으로 위기를 맞고 있는 현대·기아차 입장에서도 어려움이 가중될 수밖에 없다.

현대차의 자동차 대당 조립시간은 30.7시간으로 GM(21.9시간), 포드(20.6시간), 도요타(27.6시간), 닛산(18.7시간) 등 경쟁사에 비해 현저히 떨어진다. 현대차 사측은 노조가 파업을 벌이면 국내생산 대신 해외 생산을 늘리겠다고 벼르고 있다.

현대·기아차는 우리나라가 세계 5위 자동차 생산국의 지위를 얻는데 주도적인 역할을 했다. 국내 일자리 창출과 경제성장에 미치는 영향력도 막대해졌다. 매년 파업으로 요구안을 관철하려고 하고, ‘귀족노조’라는 여론 플레이로 맞서는 노사의 행태가 지속하는 한 진정한 노사 생생은 먼 얘기일 뿐이다.

한국 자동차산업이 세계 시장의 주요 경쟁자로 등장한 이후 경쟁자들의 견제는 날로 심해지고 있다. 자신들만의 잔치로 파국을 맞을 지, 국내외 위상에 걸 맞는 사회적 책임을 다하는 모습을 보여줄 수 있을지 19일부터 전개될 현대·기아차 노사의 자세에 달렸다.

현대차 울산 수출선적 부두 모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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