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겉도는 중견기업정책]"과도한 지원 부작용..대상·시기 한정"

전문가 진단
  • 등록 2013-07-30 오전 6:04:00

    수정 2013-07-30 오전 7:41:38

[이데일리 민재용 기자] 전문가들은 중견기업 육성법 제정에 대해 일부 필요성은 공감하면서도 법 제정으로 인해 생길 수 있는 부작용을 한 목소리로 우려했다. 과도한 지원책이 중견 기업의 의존성을 키워 홀로 서기를 막을 수 있는 만큼 그 대상과 지원 범위를 명확히 할 필요가 있다는 지적이다.

곽수근 서울대 경영학과 교수는 우선 중견기업 지원 방향을 중소기업과 구분할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그는 “중견기업은 중소기업 입장에서 보면 규모면에서 사실상 대기업과 마찬가지”라며 “중견기업은 연구개발 등 역량을 발휘할 수 있도록 지원해야지 약자 보호 측면에서 접근하면 안된다”고 말했다.

곽 교수는 법 제정 시 지원 대상에 대해서도 엄격할 필요가 있다고도 주장했다. 그는 “피터팬 증후군으로 중소기업에 남아 있으려는 중소기업은 지원해줘야 대기업으로 크기 어렵다”며 “중소기업의 틀을 과감히 깨고 중견기업으로 나오려는 기업에 지원의 초점을 맞춰야 한다”고 설명했다.

중소·중견 기업에 대한 과도한 지원책을 우려하는 목소리도 있었다. 이기영 경기대 경제학과 교수는 중견기업 법 제정에 대해 “우리나라 중소기업 관련 지원 제도가 지나치게 많다”며 “기본적으로 지원제도를 발판으로 중견기업을 육성하려는 방향은 바람직하지 않다”고 말했다.

그는 “물론 금융권 대출을 받기 어려운 신생기업이나 기술을 가지고도 판로를 개척하지 못하는 중소·중견기업에 대한 지원은 필요하다”면서도 “그러나 과도한 지원책은 기업들이 스스로 경쟁력을 키우기 보다는 정부 정책에 의존하게 만든다”고 지적했다.

법 제정 전 정책 수요 등을 면밀히 조사하는 등 사전 준비 작업을 철저히 할 필요가 있다는 의견도 제기됐다. 김세종 중소기업연구원 연구본부장은 “새로운 지원법을 만든느데는 신중할 필요가 있다”며 “우선 정책 수요 등을 면밀히 조사해 법 제정이 필요한지 확인하는 절차가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그는 “중견기업이 주로 애로를 겪는 세제, 연구개발, 판로 등을 지원하는데 현행 중소기업법을 탄력적으로 운영하는 방법도 있을 것으로 본다”며 “중소-중견 기업이라고 해서 무조건 지원책을 도입하는 것은 바람직 하지 않다”고 말했다 .임채운 서강대 교수도 우리나라 중소-중견 기업의 자생력 부족을 지적하며 “법을 도입하더라도 한시적으로 운영할 필요가 있다”고 주장했다.

반면 표정호 순천향대 교수는 중견 기업 육성이 국가 경제에 꼭 필요한 과제이니 법 제정을 통해서라도 중견기업을 과감히 지원할 필요가 있다고 주장했다.

표 교수는 “우리나라 중소기업수는 320만개지만 중견기업수는 1400개로 전체 기업수의 1%에 불과하다”며 “중소기업 수를 줄이고 중견기업을 늘려야 고용창출 등 국가 경제에 이득이 된다”고 말했다. 그는 다만 “중견기업 육성법은 퍼주기식 지원보다는 규제 완화에 초점을 맞춰야 한다”며 “중소기업이 과도한 규제로 중견기업으로 성장하지 못하는 문제는 시급히 개선해야 한다”고 말했다.

한편 정부는 세제ㆍ금융ㆍ인력 부문에서 중소기업에서 중견기업으로 성장하는 부담을 단계적으로 축소하고 글로벌 경쟁력을 갖추도록 중견기업법을 제정하고 올 9월 정기국회 때 통과시킬 계획이다. 중소기업에서 중견기업으로 넘어가면서 혜택이 줄고 제약사항이 늘어나게 되는 이른바 ‘피터팬 증후군’으로 중소기업이 중견기업 성장하지 못하고 있다는 지적 때문이다.

◆도움말 주신분들

곽수근 서울대 경영학과 교수, 이기영 경기대 경제학과 교수, 김세종 중소기업연구원 연구본부장, 임채운 서강대 경영학부 교수, 표정호 순천향대 경영학부 교수.

자료: 지식경제부
  ▶ 관련기사 ◀ ☞ [겉도는 중견기업정책]"매출 1조원 1000곳이면 한국경제 탄탄" ☞ [겉도는 중견기업정책]세금에 숨막힌 기업 '링거' 급한데..정부-정치권 '동상이몽' ☞ [겉도는 중견기업정책]'가시' 뺀다더니 더 늘었다 ☞ [기자수첩] '한국경제의 허리' 중견기업 육성 시급하다

이데일리
추천 뉴스by Taboola

당신을 위한
맞춤 뉴스by Dable

소셜 댓글

많이 본 뉴스

바이오 투자 길라잡이 팜이데일리

왼쪽 오른쪽

스무살의 설레임 스냅타임

왼쪽 오른쪽

재미에 지식을 더하다 영상+

왼쪽 오른쪽

두근두근 핫포토

  • 시선집중 ♡.♡
  • 몸짱 싼타와 함께 ♡~
  • 노천탕 즐기는 '이 녀석'
  • 대왕고래 시추
왼쪽 오른쪽

04517 서울시 중구 통일로 92 케이지타워 18F, 19F 이데일리

대표전화 02-3772-0114 I 이메일 webmaster@edaily.co.krI 사업자번호 107-81-75795

등록번호 서울 아 00090 I 등록일자 2005.10.25 I 회장 곽재선 I 발행·편집인 이익원 I 청소년보호책임자 고규대

ⓒ 이데일리.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