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재완 장관님, 말씀은 아름답지만…"

무늬만 쌍방향 소통인 `페친과의 대화`
  • 등록 2012-03-08 오전 8:15:00

    수정 2012-03-08 오전 8:15:00

이데일리신문 | 이 기사는 이데일리신문 2012년 03월 08일자 8면에 게재됐습니다.
[이데일리 김보리 기자] 7일 오후 2시 기획재정부 과천정부청사 장관실. 박재완 재정부 장관과 가요 ‘마법의 성‘으로 유명한 가수 겸 펀드매니저 김광진 씨가 테이블에 마주앉았다. 얼핏 어울리지 않는 이 조합은 `페이스북 친구와의 대담`을 위해 마련된 자리.

페이스북 친구(페친)가 5900여명에 달하는 박 장관이 페친와의 대담을 생방송으로 진행한다고 했을 때 역시 `페북`의 달인이라는 반응과 함께 네티즌들의 기대감도 배가됐다.

"취업 결혼 출산을 포기한 `삼포세대`인데, 저에게도 희망이 있을까요?" "취업 못 한 자식을 부양해야 하는 `슬픈 베이비부머`인데 청년 실업에 대한 해법을 좀 주세요."와 같은 현실적인 질문들이 200건이나 접수됐다.

하지만 70여분에 걸쳐 진행된 페친과의 대담은 국회 대정부 질문의 데자뷰였다. 형식면에서 아직 어느 부처에서도 도입하지 않은 페이스북을 통한 쌍방향소통은 신선했지만 문제는 대담의 내용이었다.

청년일자리 문제에 대해 박 장관은 “`묻지마 진학`으로 사회에서 요구하는 인재와 학교에서 길러내는 인재가 다른 `미스매치`의 문제가 작용하고 있다”며 “고학력을 갖춰 일자리를 구하지 못하는 것 보단 고등학교를 마치고 일하면서 국외 해외 일자리를 찾아보는 것 역시 한 방법”이라고 말했다.

장관의 이같은 대답에 네티즌들은 “장관님도 자식이 고등학교 졸업하는데 대학 가지 말고 바로 취업하라고 얘기할 수 있을까요”와 같은 반응을 보였다. 70%를 웃도는 높은 대학진학률에 문제가 있음은 인정하지만 경제를 책임지는 장관이 구직을 개인의 눈높이 문제로 연결짓는 것은 실망스럽다는 반응이었다.

대학생들의 가장 고민인 등록금 문제에 대해서도 “등록금을 낮추면 미래세대에 빚을 져야 하니 이는 결국 `조삼모사`와 같은 정책”이 될 것이라고 얘기했다. 서민들의 숨 줄을 쥐는 가계부채에 대해서도 문제가 아니라고 했지만 이 말을 곧이 곧대로 듣는 페친은 많지 않았다.

정부는 이명박 정부 4년이 지난 지금 금융위기와 재정위기에도 불구하고 비교적 선방했다고 자평하고 있다. 하지만 고물가에 쉽지 않은 구직, 늘어나는 빚 등으로 서민 생활의 불안감은 더욱 커지고 있다. 쌍방향 소통이 지금 시점에 더욱 필요한 이유다. 대담에서 정작 깨야 할 것은 형식 뿐만 아니라 진부한 내용이어야 한다.

“장관님, 말씀은 아름답지만 현실의 벽은 참 높습니다. 현장도 가시고 이런 대담도 하시는데도, 듣고 있자니 마치 자주 만나 내 말에 고개는 끄덕이면서도 자기고집은 꺾지 않는 친구 같은 생각이 드네요” 대담이 끝날 무렵 한 페친의 댓글에 대해 장관도 깊이 고민해봐야 할 것이다.

이데일리
추천 뉴스by Taboola

당신을 위한
맞춤 뉴스by Dable

소셜 댓글

많이 본 뉴스

바이오 투자 길라잡이 팜이데일리

왼쪽 오른쪽

스무살의 설레임 스냅타임

왼쪽 오른쪽

재미에 지식을 더하다 영상+

왼쪽 오른쪽

두근두근 핫포토

  • 시선집중 ♡.♡
  • 몸짱 싼타와 함께 ♡~
  • 노천탕 즐기는 '이 녀석'
  • 대왕고래 시추
왼쪽 오른쪽

04517 서울시 중구 통일로 92 케이지타워 18F, 19F 이데일리

대표전화 02-3772-0114 I 이메일 webmaster@edaily.co.krI 사업자번호 107-81-75795

등록번호 서울 아 00090 I 등록일자 2005.10.25 I 회장 곽재선 I 발행·편집인 이익원 I 청소년보호책임자 고규대

ⓒ 이데일리.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