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범식 호남석유 사장 "美기업과 대형 2차전지 합작개발"

"美 ZBB에너지와 기술제휴..2~3년 이내 상업화..2015년 수 천 억원 매출 기대"
"KP케미칼과 합병 연내 재시도..사명 변경 빠른 시일 이내에"
  • 등록 2011-04-17 오전 11:00:00

    수정 2011-04-17 오후 12:36:02

[이데일리 전설리 기자] 호남석유화학이 미국 첨단 배터리 제조업체인 ZBB에너지와 손잡고 산업용 대형 2차전지 개발에 착수했다.

▲ 정범식 호남석유화학 사장
정범식 호남석유화학(011170) 사장은 지난 16일 출입기자 초청 산행에서 이같이 밝히고 "2~3년 이내에 상업화해 2015년 수 천 억원의 매출을 창출할 것"이라고 말했다.

정 사장은 "화학 물질을 소재로 태양광, 풍력 등을 통해 발전된 전기를 저장하는 대형 2차전지를 개발중"이라며 "현재 준상업화 단계로 대량생산을 위한 기술을 개발중이고, 공동개발의 성과에 따라 합작사를 설립할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ZBB에너지는 1986년 설립된 미국 첨단 배터리 및 스마트 그리드(지능형 전력망) 전문업체로 미국 위스콘신주와 호주에 본사와 공장, 연구소 등을 갖추고 있다.

호남석유화학은 실증단계의 기술력을 보유한 ZBB에너지와 500킬로와트(kWh)급 `3세대 아연-브롬 화학흐름전지(Zn-Br Chemical Flow Battery)`를 공동개발하고 있다. 투자비용은 600만달러(약 70억원)로 양사가 절반씩 부담했다.   양사는 내년까지 관련 기술을 확보한 뒤 태양광, 풍력 등 신재생 에너지와의 연계 실증사업을 진행한다는 방침이다. 현재 미국과 호주의 ZBB에너지 연구원 50~60여명과 국내 호남석유화학 연구원 5~6명이 공동으로 기술개발을 진행중이라고 정 사장은 말했다.

정 사장은 지난해 "앞으로 장기적인 성장동력은 2차전지 쪽에서 찾겠다"고 수 차례 언급한 바 있다.

정 사장은 또한 2차전지 소재 가운데 분리막 사업에 진출하기 위한 기술개발도 진행중이라고 밝혔다. 분리막의 경우 국내 SK이노베이션(096770)이 진출해 글로벌 3위를 기록중이다. 이에 대해 정 사장은 "SK이노베이션과는 방식이 다른, 비용이 적게 드는 분리막 제품을 개발중"이라고 말했다.

최근 국내 기업들이 앞다퉈 진출 경쟁을 벌이고 있는 태양광 사업 진출 계획에 대해서는 "공급과잉 우려가 있다"면서 "지금은 타이밍이 아니라고 본다"고 정 사장은 답했다.

같은 롯데 계열 석유화학업체인 KP케미칼과의 합병과 관련해서는 "연내 재시도하겠다"고 밝혔다. 호남석유화학은 지난 2009년 KP케미칼과의 합병을 시도했으나 주식매수청구가 과도하게 들어오면서 합병비용 부담이 너무 커 포기한 바 있다.

정 사장은 "합병을 통해 연결매출 14조원 규모의 기업을 만드는 것이 해외시장 공략에 훨씬 효과적이기 때문에 양사가 합병한다는 기본방침에는 변함이 없다"고 말했다. 다만 "43%의 지분을 보유한 소액주주들의 동의를 구하는 과정이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사명 변경에 대해 정 사장은 "그룹 내에서 여성적인 이미지의 롯데라는 이름이 남성적인 석유화학사업과 맞지 않는다는 의견이 있어 `롯데석유화학`이 아닌 다른 이름을 찾다보니 시간이 걸리고 있다"면서 "너무 혼란을 빚는 것 같아 빠른 시일 이내에 정하려고 한다"고 말했다.

한편 지난 2월 한국석유화학공업협회장으로 취임한 정 사장은 "한국 석유화학산업이 세계 5위를 유지할 수 있도록 힘쓰겠다"고 밝혔다.

한국 석유화학산업은 현재 미국, 중국, 사우디아라비아, 일본에 이어 세계 5위를 기록중이다. 정 사장은 "한국 뒤에 영국, 독일 등 유럽 강국들이 포진해있어 이들의 추격을 따돌리기 위해 열심히 노력해야 한다"고 말했다.

▲ 정범식 호남석유화학 사장이 출입기자 초청 산행에서 기자들과 담소를 나누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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