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문가들은 중국과 미국, ‘G2’로 인한 국내 증시의 조정장이 길어질 가능성이 커 테마주가 난립할 수 있어 투자에 주의가 필요하다고 강조하고 있다.
맥신 테마주 무더기 ‘상한가’…초전도체주는 ‘하한가’
21일 마켓포인트에 따르면 새로운 테마주로 손꼽히는 맥신 관련 종목으로 분류되는 휴비스(079980)와 시노펙스(025320), 경동인베스트(012320), 태경산업(015890), 코닉오토메이션(391710), 나인테크(267320), 아모센스(357580), 하이로닉(149980), 나노(187790), 센코(347000)는 이날 상한가에 마감했다. 미래산업과 엑스페릭스도 각각 25.22%, 7.74% 급등했다.
한국과학기술원(KIST)이 맥신의 대량 생산 가능성을 제시하면서 투자심리를 자극한 것으로 풀이된다. 맥신은 높은 전기전도성을 갖추고 여러 금속화합물과 조합할 수 있는 2차원 나노물질로 알려졌다. 우수한 전도와 전차파 차폐 능력을 갖춰 미래 신소재로 주목받고 있다. 다만 맥신을 만들어 낼 때 일정한 품질을 유지할 방법이 없어 대량 생산이 어려운 것이 단점으로 지적돼 왔다. 그러나 KIST가 이승철 한·인도협력센터장팀이 맥신의 자기수송(자기장 변화로 물질 전기 저항이 변하는 현상) 특성을 이용해 표면 분자 분포를 예측하는 방법을 개발했다고 밝히며 대량 생산의 길이 열릴 것이라는 기대가 커진 상황이다. 간단한 측정으로도 맥신의 분자 분포를 분석할 수 있게 돼 생산과정에서 품질관리가 가능해질 수 있어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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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차전지에서 초전도체로 몰렸던 수급은 맥신 관련 종목으로 빠르게 옮겨가며 지난 18일 맥신 테마로 묶인 7개 종목이 상한가로 직행했다. 휴비스는 맥신 관련 알루미늄탄소나노복합체 분산기술 특허를 보유했다고 알려지면서 테마주로 묶였다. 코닉오토메이션은 맥신 기술과 관련된 유기발광다이오드(OLED) 개발에 성공한 최경철 교수가 사외이사로 등재된 점이 주목을 받았다. 경동인베스트는 자회사 경동이 맥신과 관련된 티타늄 시추 관련 조장권을 보유하고 있어 맥신 테마주로 분류됐다. 나인테크는 나노 신소재를 연구하는 인인식 한국교통대 연구팀과 2차전지용 핵심소재를 개발하고 있다는 이유로 주목을 받고 있다.
지루한 조정장에 ‘단기 시세차익’ 노린 투자자들 몰려
하지만 일부 기업은 구체적인 양산 계획도 정해지지 않은 상황에서 맥신 관련 테마주로 엮이자 당혹해하고 있다. 익명을 요구한 한 기업 관계자는 “KIST 연구진과 접점이 전혀 없고, 생산설비 구축 등에 대한 계획도 없어 상업화를 논의하는 것은 시기상조”라며 난감해했다. 그러면서 “이유 없이 급등하면 결국 주가가 제자리를 찾아가기 때문에 오히려 테마주로 묶이는 게 부담스럽다”고 토로했다.
전문가들은 테마주 열기가 좀처럼 사그라지지 않는 건 지루한 조정장이 길어지기 있기 때문이라고 보고 있다. 박스권 장세가 이어지는 상황에서 중국 부동산 시장 불안에 미국 연방준비제도의 추가 금리 인상 가능성까지 부각하며 국내 증시가 조정을 받게 되자 지수와 주가 상승에 갈증을 느낀 투자자들이 단기 시세차익을 노리고 테마주로 몰려가고 있다는 설명이다.
문제는 테마주 교체 주기가 갈수록 더 빨라지고 있다는 점이다. 2차전지 테마주가 올 상반기 국내 증시를 휩쓸었다면, 초전도체 관련 테마주는 ‘한 달 천하’로 끝났다. 네이처가 초전도체 물질이 아니라고 쐐기를 박으면서 주가 상승의 재료가 소멸한 탓이다. 맥신 관련 테마주 역시 초전도체와 마찬가지로 단순히 기대감으로 주가가 뛰고 있어 지속적으로 상승 곡선을 그리기 어렵다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황세운 자본시장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중국 경제에 대한 불안감이 지속될 것으로 보여 당분간 국내 증시에서도 조정장이 길어지고, 테마주도 더욱 활개를 칠 것으로 보인다”면서 “테마주의 경우 실질적인 사업 성과가 나오지 않으면 급등한 주가를 유지하기 어렵다는 점에서 위험하다”고 경고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