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려하지는 않지만 간결하면서 여운을 남기는 수묵화 방식의 작화. 여러 고대 동양의 신화들을 결합한 신선한 세계관. 속도감이 있진 않지만 한땀한땀 서사를 전개해 나가는 방식. 리디 ‘호덕전’은 처음부터 끝까지 독자들의 눈와 마음을 사로잡는 웹툰이다.
웹툰 ‘호덕전’은 반인반수 ‘덕임’과 왕자 ‘온랑’의 처절한 로맨스를 다룬다.백호의 딸로 태어난 반인반수 ‘덕임’은 남다른 외모 때문에 사람들에게 배척당한다.어느날 부모님이 싸늘한 주검으로 돌아오고,혼자가 된 덕임은 어머니의 벗이자 태자비 ‘만명’을 따라 입궁한다.만명의 아들 ‘온랑’은 덕임을 보살피며 궁중 생활을 버틸 수 있게 해준다.하지만 온랑의 일가가 정쟁의 희생양이 되는 비극이 덮치고 만다. 복수를 다짐하는 온랑은 덕임에게 거래를 제안한다.
고대 동양국가 배경의 세계관이 참 신선한다. 제사장이 등장하는 만큼 우리나라 역사상으로 보면 삼국시대 이전의 분위기에 가깝다. 사람이 되려는 신, 그리고 신이 되려는 사람간 이야기와 로맨스를 짜임새 있게 담았다. 특히 웹툰 초반부는 주인공 덕임이 왜 사람이 되는 것에 집착하는지에 서사를 차근차근 밟아가며 독자들에게 설명하는데, 전체 작품를 이해하는데 큰 도움이 된다.
주변인물의 변화도 이 웹툰의 주요 포인트인데, 덕임의 소꿉친구 ‘초희’가 궁에 들어오면서 바뀌는 인물관계 요소가 흥미진진하다. 무엇보다 ‘호덕전’은 인물관계의 흐름과 변화, 전체적인 서사의 짜임새가 훌륭한 작품이다. 흑백톤의 작화는 이를 적절하게 잡아주며 독자들에게 몰입감을 키워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