후두염 환자, '금연이 치료의 선결 조건'

오는 31일 세계 금연의 날, 흡연과 이비인후과 질환
  • 등록 2016-05-29 오전 5:57:46

    수정 2016-05-29 오전 5:57:46

[이데일리 이순용 기자]오는 31일은 WHO(세계보건기구)가 지정한 세계 금연의 날이다. 담배의 해악에 대해서는 지속적인 보건 당국의 노력과 건강한 삶을 영위 하고자 하는 국민 의식 수준의 향상으로 더 이상 주지하지 않아도 될 만큼 그 유해성은 모두가 인식하고 있다.

질병관리본부가 발간한 ‘주간 건강과 질병’에 실린 ‘한국인 성인의 흡연기여 사망 비교 위험’ 보고서에 따르면 흡연 남성의 경우 후두암 사망 위험이 일반인보다 6.5배 높은 것으로 조사된 것으로 나타나고 있으며, 또한 국민건강보험공단이 한국인 130만명을 대상으로 19년 동안 추적, 역학연구 조사 결과를 보면 남성의 경우 후두암의 79%가 흡연으로 인해 발생한 것으로 확인된다.

이처럼 흡연이 성대에 미치는 영향은 치명적이다. 담배가 연소되면서 발생하는 연기 속에서는 최소 69가지의 발암물질과 4000여 종의 화학물질이 포함되어 있다. 그 중에서는 벤젠, 벤조피렌, 페놀, 등 1급 발암 물질은 물론 청산가스, 비소 등 독극물로 분류되는 성분도 포함되어 있는데 흡연으로 인해 담배 연기가 구강을 거쳐 인두와 성대 및 후두, 기관지에 들어가 폐포에 이르면서 연기에 포함된 유해 성분들이 혈액으로 흡수되게 된다.

흡연을 하게 되면 후두암 발생 외에도 니코틴과 타르가 직접 성대와 후두의 점막에 닿게 되고, 고온 건조한 공기가 입안을 건조하게 만들어 결과적으로는 성대의 윤활유를 마르게 해 성대 점막을 손상시킴으로 인해 여러 가지 성대 질환을 유발하는 원인이 되기도 한다.

특히 이비인후과에서 흔히 다루는 질환과 증상들은 흡연과 밀접한 관계가 있다. 콧물과 재채기를 유발하는 만성 비염, 목이 붓고 발적이 있는 만성 인두염, 목에 덩어리가 걸려 있는 듯한 이물감, 코골이, 만성 기침, 목소리가 변하는 후두 질환 등 호흡기 전반에 걸쳐 쉽게 치유되지 않는 만성 질환들이 모두 흡연에 의해 발생하거나 악화될 수 있다.

흡연으로 인한 이런 심각한 위협들은 담배를 끊는 것만으로도 상당히 줄일 수 있다. 흡연 기간에 비례해서 암 등 여러 질환의 발생 위험이 올라갔던 것처럼 금연 기간이 길수록 반비례해서 발생 위험도 떨어지게 된다. 그러나 담배를 끊지 않고 단지 흡연 양만을 줄이는 것은 별 도움이 되지 않는다.

다인이비인후과병원 두경부 센터 배우진 원장은 “담배연기에 포함된 타르의 여러 유해 물질이 오랫동안 후두점막을 자극하면 염증성 변화가 발생하는데, 후두염으로 진단된 환자라면 금연이 치료의 선결 조건이 된다”며, “흡연에 의한 후두질환은 대부분 자각증상 없이 서서히 발생하므로 쉰 목소리가 지속된다면 후두암 또는 전암성 병변을 의심해 볼 수 있으므로, 후두에 대한 세밀한 진찰이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이어 배원장은 “후두암은 조기에 발견하면 거의(90~95%) 완치가 가능하므로 조기 발견이 무엇보다 중요하며, 후두암 검사는 후두내시경 검사를 통해서 간단히 진단할 수 있는 만큼, 이비인후과를 찾아 적극적인 치료를 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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