순탄치 않은 대림자동차 매각…왜?

  • 등록 2015-12-15 오전 5:45:00

    수정 2015-12-15 오전 5:45:00

[이데일리 이연호 기자] 재계 서열 18위(공기업 제외) 대림그룹이 이륜차(오토바이) 및 자동차부품 제조 계열사인 대림자동차공업 매각을 추진중이지만 매각작업이 순탄치 않을 것이란 전망이 나오고 있다.

14일 투자은행(IB)업계에 따르면 대림자동차는 최근 매각을 위한 태핑(사전 시장조사) 작업을 실시했지만 별다른 관심을 받지 못하자 매각을 원점에서 재검토하고 있다. 한 IB업계 관계자는 “최근 자동차 부품 업체들의 인수·합병(M&A) 움직임이 활발한 가운데 대림자동차도 매각을 타진하고 있지만 잠재적 인수후보들의 큰 관심을 끌지 못한 채 매각이 원점으로 돌아갔다”고 전했다.

약 45%의 점유율로 국내 오토바이 업계 1위 업체이기도 한 대림자동차는 지난해 매출 3844억원, 영업이익 160억원을 올렸다. 최대주주는 대림산업(000210)으로 59% 지분을 갖고 있으며 이어 스탠다드차타드 프라이빗에쿼티(SC PE)가 41%를 보유중이다. 올해 상반기부터 대림그룹의 지주사격이자 핵심기업인 종합건설업체 대림산업이 해외 사업 손실자금을 충당하기 위해 자회사인 대림자동차나 대림C&S를 매각해 재무구조 개선에 활용할 것이라는 예측이 제기돼 왔다.

하지만 대림자동차 매각은 회사 사업 구조상 핵심 두 축인 이륜차사업부와 자동차부품사업부의 성격이 전혀 다르기 때문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는 분석이 제기되고 있다. 이종의 사업구조를 가진 이 회사 전체를 인수하겠다는 후보자가 좀체 나타나지 않고 있기 때문이다.

덩치가 커져 회사 전체를 인수할땐 인수금액이 부담스러워질 뿐 아니라 인수후 시너지도 기대하기 어렵기 때문에 분리 매각이 현실적인 대안으로 제기되고 있지만 사실상 같은 공장을 사용하기 때문에 이마저도 힘들다는 분석이다.

또 다른 IB업계 관계자는 “이륜차사업부와 자동차부품사업부 분리 매각을 실시할 경우 매각 작업이 비교적 원활할 것으로 예상되지만 두 사업부가 공장을 같이 쓰고 있어 분리는 사실상 어렵다”며 “두 공장 사이에 도로가 연결돼 있는데 이 도로는 생산된 이륜차의 시운전 구간이라 사실상 공장이 붙어 있기 때문에 하나의 사업부만 인수할 경우 여러 가지 문제가 생길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지난해 한 업체가 이륜차사업부 분리 인수를 원해 거의 양해각서(MOU) 체결 직전까지 진행이 됐다가 무산된 적이 있다”며 “대림자동차는 진정성을 갖고 회사를 키워보자는 마음을 갖지 않으면 쉽게 인수하기 힘든 회사”라고 덧붙였다.

실제 경남 창원시 성산동 대림자동차 창원 본사내 이륜사업 공장 후문에서 자동차부품사업 정문은 ‘ㄴ’자 형태의 도로만 연결돼 있을 뿐이다. 대림자동차 노조가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민주노총) 중에서도 강성 노조에 속한다는 점도 인수후보로서는 선뜻 인수에 나서기 힘들다는 게 업계 분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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