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믿을만한 통계없는 혼탁한 中企업계

  • 등록 2015-04-24 오전 5:00:00

    수정 2015-04-24 오전 5:00:00

[이데일리 김재은 기자] 중소기업 업계에선 사상 최대, 최초, 업계 최고 등의 그럴싸한 수식어가 난무한다. 그나마 상장사들은 정기보고서를 통해 사업의 내용, 지위 등을 알리고 있지만, 비상장사들은 이같은 내용을 검증할 방법이 없다. 제각각 내세우는 기준이나 산정방식도 다르다.

‘내 멋대로 공표’하는 업계 관행에 따라 기업간 분쟁이나 부작용도 끊이지 않고 있다. 얼마전 귀뚜라미와 귀뚜라미홈시스는 공정거래위원회로부터 시정명령을 받았다. 공정위는 귀뚜라미가 ‘세계 최초’라며 적극 홍보한 4PASS 열교환기, 콘텐싱 기술이 세계적으로 150여년전부터 사용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또 ‘보일러 생산규모 세계 최대 보일러 회사’ ‘국내 최고 효율’ 등 잘못된 정보로 홍보해왔던 것도 드러났다.

밀폐용기업체인 락앤락(115390)삼광글라스(005090)는 2006년부터 상표권 분쟁, 비방광고 등으로 자존심 싸움을 벌이고 있다. 지난 2월 락앤락은 경쟁업체인 삼광글라스락의 ‘강화유리가 위험하다’며 비방광고를 했다가 공정위로부터 부당광고로 제재를 받았다.

제지업체들은 2012년이후 매년 공정위로부터 담합에 따른 제재를 받고 있다. 공정위는 특히 2013년엔 백판지값 담합으로 한솔제지, 깨끗한나라, 세하, 신풍제지, 한창제지 등 5개 업체에 1000억대의 과징금을 매기기도 했다.

그 결과 제지연합회에서 매년 발표하던 지종별 시장점유율은 2012년을 끝으로 더이상 공표되지 않고 있다. 이는 제지업체들의 담합이 체계적으로 이뤄졌다고 판단한 공정위가 연합회 주도의 시장점유율을 공표하지 못하도록 한 탓이다. 한 신용평가사 연구원은 “공신된 통계가 워낙 없는 마당에 이제는 시장점유율조차도 각사별 매출(생산)현황을 감안해 직접 추산해야 할 것 같다”고 토로했다.

최근 급성장하는 렌탈시장도 마찬가지다. 대기업들이 뛰어들고 있지만, 자타공인 1위 코웨이(021240)도 설문조사를 통해 추정 시장점유율을 공개할 뿐 전체적인 렌탈 시장규모와 전망은 찾아보기 힘들다.

‘중소기업 살리기’에 안간 힘인 박근혜 정부. 제대로 된 정책효과를 얻으려면 정확한 현황분석이 먼저다. 각자의 주머니 사정을 알아야 제대로 도울 수 있는 법. 결국 기업의 잘못된 정보제공은 소비자 피해로 직결된다는 것을 명심했으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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