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북한이 더 이상 이산가족 상봉을 일회성 이벤트로 진행해선 안 된다. 그 이유는 시간이 없기 때문이다. 북한에 있는 가족을 만나고 싶다고 상봉을 신청한 이산가족 12만9287명 중에서 5만7784명이 사망했다. 지난해에만 3841명이 숨졌다. 생존자 가운데 70세 이상 노인이 80%를 넘는다. 이번처럼 매년 2회씩 이산가족 상봉이 이뤄진다 하더라도 남측 이산가족들이 모두 만남의 기회를 가지려면 수 십 년을 기다려야 한다. 몸이 아파 거동할 수가 없는데도 김섬경(91) 할아버지와 홍신자(84) 할머니가 앰뷸런스까지 타고 금강산에 가족들을 만나러 간 것은 이번이 아니면 기회가 없다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다른 이산가족들도 두 어르신의 심정과 마찬가지이다.
이산가족의 생사 확인, 자유로운 서신 왕래, 명절마다 정례적인 상봉, 원격화상 상봉 등 가능한 모든 방안을 북한에 타진해야 한다. 또 상봉규모와 횟수 확대 등이 어렵다면 최소한 80세 이상 고령자 중심의 특별상봉이라도 성사시켜야 한다. 물론 북한이 이산가족 상봉 정례화를 받아들일 가능성은 낮다. 그렇다 하더라도 북한이 ‘통 큰 마음’으로 수용할 수 있도록 설득에 총력을 기울여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