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적자 늘려라"···죽어야 사는 LG전자

증권가 재고정리·마케팅 비용 늘려 적자폭 확대 주문
  • 등록 2010-11-27 오전 9:03:30

    수정 2010-11-27 오전 10:12:11

[이데일리 김정민 기자] "LG전자는 4분기에 적자를 더 내야 주가가 오른다"

4분기 최악의 적자가 예상되는 LG전자(066570)에 기상천외한 주문이 떨어졌다. 실적 악화로 바닥을 기고 있는 주가를 끌어올리기 위해 4분기 적자폭을 더 확대하라는 것.

증권업계에서는 LG전자가 4분기 본사기준 5000억원이 넘는 영업손실을 기록할 것으로 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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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7일 FN가이드에 따르면 본사기준 LG전자의 올해 4분기 영업이익 컨센서스는 5465억원 적자를 기록할 것으로 전망됐다.
 
특히 4분기 영업이익증가율 예상치가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133.85%나 감소할 것으로 추정됐다. 유가증권시장에 상장된 777개사중 최악이다.

자료: FN가이드 (본사기준)
그러나 증권업계에서는 LG전자가 내년 실적을 끌어올리기 위해서는 적자확대를 무릅쓰고 보다 공격적인 기술개발 투자와 마케팅 확대에 나설 필요가 있다는 지적을 내놓고 있다.

김갑호 LIG투자증권 연구원은 "적자 및 적자폭 확대에 대한 시장의 우려는 이미 대부분 주가에 반영된 것으로 판단된다"며 "미국의 성수기 시즌을 맞아 공격적인 프로모션과 선비용 반영으로 적자폭이 확대될 경우 오히려 재고정리와 클린화로 인한 긍정적인 영향이 더 클 것"이라고 진단했다.

강윤흠 NH투자증권 연구원은 "내년 실적전망만 놓고 보면 밸류에이션이 저평가돼 있다고 보기 어렵다"면서도 "제품 경쟁력 강화를 위해 R&D 강화와 판매 인력 확충 등에 과감히 비용을 지출하고 있어 경쟁력이 회복되면 실적 회복속도가 전망보다 빨라질 수 있다"고 내다봤다.

LG전자에 이어 SBS(034120)가 4분기 중 50억4000만원의 적자로 돌아서며 전년동기대비 영업이익증가율 -132.50%를 기록할 것으로 추정됐다.

이어 대우건설(047040)이 지난해 4분기 2194억7400만원이던 영업이익이 517억4000만원으로 76%가 줄어들 것으로 전망돼 불명예스런 3위에 이름을 올렸다.

SBS는 내년 큰 폭의 실적 회복이 예상되지만 최근 KBS이사회가 광고는 유지한 채 수신료를 올리기로 결정하면서 상대적으로 주가 상승 요소는 소멸한 상태다.

박진 우리투자증권 연구원은 "SBS에 부정적인 이슈인 12월 종합편성 채널 선정건도 주목할 필요가 있다"며 "아울러 수익성 개선이 기대에 못미칠 가능성도 있는 만큼 주의해야 한다"고 말했다.

대우건설은 얼어붙은 국내 주택 분양시장에서 입은 충격을 좀처럼 회복하지 못하고 있는 모습이다. 그러나 산업은행이 경영권은 인수한 후 재무구조 개선과 해외수주 확대가 이어질 것으로 기대된다.

조주형 교보증권 연구원은 "늘어나는 국내외 대규모 PF대출이 필요한 사업을 수주하는데 높은 신용도를 유지하고 경쟁력 있는 자금을 제공할 수 있게 돼 상당한 수주 경쟁력 보강이 이뤄지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자료 : FN가이드 (본사기준)

한편 4분기 영업이익증가율 추정치 상위권에는 무림P&P(009580)(2만2336.96%), 세아베스틸(001430)(1만4030.25%), 모두투어(080160)(8741.95%) 등 지난해 같은기간 대규모 적자를 냈던 중소형사들이 흑자전환에 힘입어 이름을 올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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