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픈AI 협업 K스타트업 CEO들이 본 ‘챗GPT-4o’는?

오픈AI 14일 GPT-4o 공개…처리 속도↑·가격↓주목
속도 개선 따른 서비스질 제고 기대
사업모델 자체 난관에 봉착 사례도…"업그레이드가 아니라 옆그레이드 불과" 혹평
  • 등록 2024-05-20 오전 5:45:00

    수정 2024-05-20 오전 5:45:00

[이데일리 김영환 노희준 김경은 기자] ‘챗GPT 개발사’ 오픈AI가 지난 14일(현지시간) 공개한 ‘GPT-4o’에 대한 국내 벤처·스타트업의 관심이 쏟아지고 있다. 특히 오픈AI와 협업 프로그램에 참여하는 국내 스타트업은 GPT-4o의 대폭 향상된 속도에 만족감을 드러내면서도 기대에 미치지 못한 부분에 대해서는 아쉬움도 표출했다.

미라 무라티 오픈AI 최고기술책임자(CTO)가 라이브 스트리밍을 통해 GPT-4o를 소개하고 있다. (사진=오픈AI)
19일 이데일리가 중소벤처기업부를 통해 오픈AI와 함께 협업키로 한 10곳의 K스타트업을 집중 취재한 결과다. 챗GPT의 변화에 누구보다 민감해할 이 곳 CEO들은 새롭게 등장한 GPT-4o를 접해보고 사업에 접목할 수 있는 강점과 함께, 앞으로 더 성능이 발전했으면 하는 부분을 짚었다.

속도 빨라지고 저렴…서비스 개선 기대

공통된 평가는 ‘개선된 속도’다. 이전 버전인 GPT-4에 비해 압도적으로 빨라진 속도는 사업화 측면에서 모두 낙관하는 부분이다.

김영록 나인와트 대표는 “같은 명령을 내려보면 이전 버전보다는 더 자세한 결과물을 도출한다”고 평가했다. 조준호 클라이원트 대표도 “직접 광학문자판독(OCR) 테스트를 해봤는데 정확도가 높아졌다”며 “전반적으로 속도나 정확도 면에서 향상된 것 같다”고 말했다. 박지혁 와들 대표도 “답변이 돌아오는 속도가 이전 버전보다 많이 개선됐다”면서 “가격 측면에서도 파격적으로 저렴해졌다”라고 평가했다.

GPT-4o는 토큰 효율성을 개선해 속도를 높였다. 반응 속도가 최소 232밀리초(ms), 평균 320밀리초 수준으로 개선됐다. 이전 버전들이 2~5초 수준이었던 걸 고려하면 괄목할 만한 변화다. 한국어의 경우에도 토큰 효율성이 1.7배 가량 개선된 것으로 알려졌다.

한국어 처리가 빨라지면 사업에 활용할 가능성이 높아진다. 챗GPT를 통해 ‘한국어’로 ‘한국어’를 가르치는 서비스를 진행 중인 런코리안인코리안의 김태성 대표는 “동일한 토큰 양으로도 응답 속도가 절반가량 빨라졌다”고 반색했다. 그는 “기존에 4~5초 걸리던 반응이 1~2초 수준으로 짧아지면 서비스를 이용하는 소비자는 실시간으로 대화한다고 느낄 수 있다”며 “중간에 말을 끊어도 듣고 반응하는 대목에서는 깜짝 놀랐을 정도로 반응성이 개선됐다”고 강조했다.

지광철 넥스트페이먼츠 대표도 “GPT-4o와 우리의 기술이 융합해서 대화형 주문과 매장관리로 더 편하고 친절한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을 것”이라며 “GPT-4o 모델 덕분에 미래의 인간과 기계 간의 상호작용이 훨씬 더 자연스럽게 협업의 패러다임을 전환시켜 줄 것”으로 기대했다. 이 회사는 AI 기술을 적용한 테이블오더와 키오스크, 서빙로봇 등 스마트 기기를 보급하고 이를 통해 수집한 상권 및 소비자 데이터를 분석하는 스타트업이다. 키오스크 등에 들어가는 AI에 챗GPT 활용하고 있다.

완전하게 ‘멀티 모달리티’(Multi modality)를 구축한 것도 GPT-4o의 특장점이다. 텍스트에 치중한 이전 버전과는 다르게 사진은 물론 영상, 음성 등 다양한 데이터를 처리할 수 있게 됐다. 처리 속도가 빨라진 것도 음성을 음성으로 이해할 수 있게 되면서다.

김현종 위레이저 대표는 “기존 대규모 언어모델(LLM)에 이미지, 음성, 영상을 모두 붙인 GPT-4에 더해 직접 처리할 수 있게 만든 모델이 GPT-4o”라며 “구글의 ‘제미나이’와 사실상 동등한 수준으로 올라서게 된 것”이라고 소개했다. 글로벌 물류 메타버스 플랫폼 ‘와이즈컨베이’를 운영하는 위레이저는 선사의 다양한 문서 양식을 빠르게 학습할 수 있는 이미지 처리 능력이 필수다.

일부 스타트업에는 위기…빠른 사업화 기업도

다만 GPT-4o의 멀티 모달은 일부 스타트업에 위기로도 작용한다는 평가다. 챗GPT의 응용프로그램 인터페이스(API)를 활용해 사업을 하던 스타트업은 GPT-4o가 이 같은 능력을 자체적으로 확보하면서 사업 자체가 난관에 봉착했다.

익명을 요구한 한 CEO는 “기술력으로 사업 확장이 쉽지 않다보니 기존 스타트업의 아이디어를 가져온 모양새”라며 “통역이나 수학 문제를 푸는 서비스 등은 기존 스타트업이 제공하던 서비스였는데 GPT-4o가 슈퍼 애플리케이션으로 진화하는 과정으로 보인다”고 지적했다.

이런 한계로 GPT-4o를 ‘업그레이드’가 아닌 ‘옆그레이드’로 보는 시각도 존재한다. 또 다른 스타트업 대표는 “모델 자체의 성능이 개선됐다기보다는 부가적인 기능을 업데이트한 것”이라며 “이런 기술적인 요소는 다른 회사에도 갖고 있어 보다 면밀히 파악하고 있다”고 말했다.

한편 발빠르게 GPT-4o를 도입한 기업도 있다. 수면측정·분석 모듈을 제공하는 에이슬립은 GPT-4o가 출시된 14일 이를 기반으로 자사의 서비스 ‘슬립루틴’ 기능을 업데이트했다. 이동헌 에이슬립 대표는 “답변 비용이 4배 가까이 저렴해지면서 부담이 줄었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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