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데일리 이슬기 기자] “빨리 스티미(Stimmy) 들어왔으면 좋겠다(Can‘t wait for the next stimmy)”
미국 증시에 곧 재난지원금이 쏟아진다. 개인투자자들은 재난지원금(Stimulus check)을 스티미라는 별명으로 부르며 얼른 입금되기만을 기다리고 있다. 재난지원금을 손에 쥔 투자자들이 대거 증시에 유입될 것으로 보이면서 월가 역시 기대감을 높이고 있다.
| [이데일리 문승용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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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1일(이하 현지시간)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은 1조 9000억 달러 규모의 경기부양책에 서명했다. 해당 부양안에는 인당 최대 1400달러의 재난 지원금 지급안도 포함돼 있다. 이에 따라 미국 국민들은 12일부터 정부의 재난지원금을 수령하기 시작했다. 다만 공식지급일은 17일인 만큼 17일을 기점으로 재난지원금을 수령하는 미국 국민들이 급증할 것으로 보인다.
재난지원금의 지급시기가 다가오면서 미국 개인투자자들도 들떠 있다. 게임스톱을 폭등시킨 근원인 소셜미디어 레딧의 ‘월스트리트베츠’에는 재난지원금 입금을 기다리는 이들이 적지 않다. 개인투자자들은 심지어 재난지원금에 ‘스티미’라는 친근한 어감의 별명까지 붙였다.
최근 조사들에 따르면 재난지원금의 상당 부분이 증시로 흘러들 가능성이 높다. 도이치뱅크가 지난달 온라인증권사를 이용 중인 430명의 개인투자자를 대상으로 앙케이트를 실시한 결과, 이들은 평균적으로 재난지원금의 37%를 주식에 투자할 것으로 답했다. 특히 18~24세 집단은 재난지원금의 40%를 투자할 것이라고 밝혔고, 25~32세 집단은 50%를 투자하겠다고 밝혔다. 35~54세 집단은 37%를 재난지원금에 투자할 것이라고 말했다. 도이치뱅크는 조사 결과를 토대로 약 1700억달러 규모의 자금이 증시에 유입될 수 있다고 추정했다.
일각에선 재난지원금을 받은 젊은 층들이 게임스톱(게임스탑·GME) 등 ‘밈 주식(Meme stock·개인 투자자 사이에서 유행 중인 종목)’에 자금을 집중시킬 수도 있다고 보고 있다. 랜드 프레드릭 찰스슈왑 트레이딩·파생상품 부문 부사장은 “젊은층은 소득이 적은 편이기 때문에 상당수가 재난지원금을 받을 것이며 이들은 소위 ‘밈 주식’에 더 많이 투자하는 경향이 있다”고 말했다. 실제 월스트리트베츠에는 “스티미가 들어온다, 게임스톱이 오른다(stimmy is coming, GME is coming)”와 같은 글이 적지 않다.
다만 월가 전문가들은 개인투자자들에게 우량주에 투자할 것을 권고하고 있다. 수잔 지우빈스키(Susan Dziubinski) 모닝스타 이사는 ‘당신의 재난지원금을 쓸 5개의 주식’이라는 제목의 글을 통해 “재정적으로 튼튼하고 경쟁자들을 막아낼 수 있는 고퀄리티 주식에 집중하라”며 “그러한 주식이 본래 가치보다 낮은 가격으로 거래될 때 사라”고 말했다. 그가 꼽은 저평가우량주는 △안호이저부시 인베브 NV ADR △CVS 헬스 △헤인즈브랜즈 △켈로그 △웰스파고 등 5종목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