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갤러리] 녹일 수 없는 비누도 있다…안성하 '무제'

2019년 작
평범한 일상의 사물 극사실적으로 표현
단순 재현 이상…고유한 조형성 포장해
알맹이 외에 배경 제외한 표현법도 독특
  • 등록 2019-09-17 오전 12:45:00

    수정 2019-09-17 오전 12:45:00

안성하 ‘무제’(사진=가나아트)


[이데일리 오현주 문화전문기자] 비누다. 우아한 향이 폴폴 풍길 듯한 색과 모양을 갖췄다. 거품을 몇 번 낸 듯도 하다. 채 꺼지지 않은 물방울 자국, 손톱에 긁힌 흔적까지 선명하다. 덕분에 아직은 침범당하지 않은, 패인 선 안에 새긴 비누이름이 더욱 도드라져 보인다. 지일(ZEAL)비누.

작가 안성하(42)는 평범한 일상의 사물을 극사실적으로 표현해왔다. 비누가 아니어도 사탕·담배·코르크 등, 사람 사는 일에 딱 붙어 있는 소재란 특징이 있다. 작업에서 알맹이 외에 일체의 배경을 빼버린 점도 독특하다.

비누 연작 중 한 점인 ‘무제’(2019)는 브랜드가 있는 실제 상품을 그렸다. 그런데 번듯한 상표까지 가진 사물의 작품명이 되레 ‘무제’다. 아마도 ‘단순 재현 이상’이란 의미를 담았을 거다. 실제로 작가가 비누를 놓고 ‘어떻게 구현할 건가’를 고민한 게 6년 전부터라니. 집요한 묘사는 집요한 탐구에서 나오는 게 맞다. 똑같이 찍어냈을 공산품을 세상에 하나뿐인 듯한 조형성으로 포장해낸 기량까지 포함해서다.

28일까지 서울 용산구 대사관로 가나아트 한남서 여는 ‘안성하 개인전’에서 볼 수 있다. 캔버스에 오일. 45.5×45.5㎝. 작가 소장. 가나아트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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