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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연승(사진·51) 선박안전기술공단 이사장은 해상안전 전담기관인 한국해양교통안전공단 출범을 앞둔 포부를 이같이 밝혔다. 공단은 1979년 어선협회로 업무를 시작한 지 40년 만인 오는 7월1일 한국해양교통안전공단으로 확대·개편된다. 이 이사장은 새 출발한 공단의 초대 이사장을 맡았다.
신설 공단은 세월호 사고 이후 해상교통 체계를 종합적으로 관리하는 전담조직이 필요하다는 판단아래 추진됐다. 육상의 교통안전공단처럼 선박 안전운항, 선박 검사, 기술개발을 전반적으로 담당한다. 2017년 12월 한국해양교통안전공단 법안이 국회를 통과하면서 설립 작업이 본격화했다.
관가 안팎에서 이 이사장의 리더십을 주목한다. 이 이사장은 조선해양공학과 교수를 역임하고 현대중공업·대우조선해양에서도 일해, 학계·업계를 두루 경험했다. 해양수산부 산하 16개 공공기관 중 유일한 여성 CEO로, 최근엔 해수부 장관 하마평에도 올랐다.
이 이사장은 ““여성들의 지속적인 도전은 사회의 고정관념을 무너트리는 원동력이 될 것이다. 사회의 이 같은 작은 두드림이 모일 때 유리천장은 결국 깨질 것”이라고 했다.
이 이사장은 “공단 이사장으로서 안전 분야를 최고의 가치로 삼고 허리띠를 졸라매고 있다”며 “세월호 사고 이후 안전투자가 절실하다. 해운·조선 분야에도 정부의 재정적 지원이 더 필요한 때”라고 강조했다. 다음은 이 이사장과의 인터뷰 주요 내용이다.
-공단 출범 준비 상황은?
△작년 12월 여야가 공감대를 이뤄 한국해양교통안전공단 법안을 처리했다. 이후 지난 1월18일 민·관·학계 전문가 30명으로 구성된 설립 추진단이 발족했다. 신규 사업, 중장기 로드맵, 조직 개편을 위한 컨설팅 용역도 추진 중이다. 허리띠를 졸라매고 안전 부분에 신경을 많이 쓰고 있다.
-중점적으로 보고 있는 현안은?
-해상 사고를 보면 노후 선박 문제가 심각하다.
△선박 노후화, 선원 고령화가 큰 문제다. 우리나라 상선에 도입된 기술이 어선에도 본격 적용되면 이런 문제가 풀릴 수 있다. 앞으로 공단은 어선의 안전성을 유지하면서 성능까지 높이는 어선 현대화 사업에 적극 참여할 것이다. 문성혁 해수부 장관도 어선 현대화 사업을 중요하게 생각하고 있다.
-한진해운 파산 이후 정부 차원의 해운 지원도 추진되고 있다.
△지금은 정부의 재정적 지원이 더 필요한 때다. 해운 경쟁력을 강화하는 지원, 미세먼지 저감 등 해양환경 개선을 위한 지원이 필요하다. 재정적 지원만 뒷받침된다면 해운·조선업이 동반 성장을 할 수 있을 것이다.
-세월호 사고 이후 전반적인 선박 안전관리는 나아지고 있다고 보나?
△안전이 굉장히 강화됐다. 공단이 진행 중인 선박 검사만 봐도 검사 항목 수가 세월호 이전보다 2배가량 늘어났다. 안전 분야 기술개발도 적극적으로 추진 중이다. 어선에서 작업할 때 편하게 착용할 수 있는 라이프자켓(구명조끼)을 도입하는 방안도 논의 중이다.
-업계에선 안전규제 강화에 반발할 텐데.
-다소 거친 업무여서 어려움이 있지 않나?
△공단 업무는 소통이 굉장히 중요하다. 내부 직원들과 공감대를 형성하고 외부에 협조를 구하는 면에서 여성 리더가 오히려 강점이 있다고 생각한다. 현장에서 섬세한 여성들의 역할이 필요한 부분이 많다. 여성 검사원들이 꼼꼼하고 섬세하게 선박을 검사하고 있고 선주에게 친절하게 안내하고 있다. 앞으로 여성이 일하기 좋은 공공기관으로 공단을 만들어 보고 싶다.
-앞으로 남은 임기 동안 꼭 이루고자 하는 1순위 경영목표는?
△그동안 2018년도 부패방지시책평가 최우수 등급 획득, 채용비리 2년 연속 제로, 정규직 100% 전환 등 경영 전반에서 많은 성과가 있었다. 앞으로는 한국해양교통안전공단이 빠르게 자리 잡을 수 있도록 모든 역량을 집중하고자 한다. 스마트검사센터 구축, 해양교통방송 운영, 연구·교육기관 설립 사업을 우선 추진하고자 한다.
이런 조직을 순조롭게 유지하려면 사람, 예산 등 안전투자가 절실히 필요하다. 특히 400~1000명 정도의 인원 증원이 필요하다. 제대로 일 할 수 있는 기관을 만들어야겠다는 책임감을 느낀다. 기획재정부와 관련 협의를 할 것이다.
-국제제재가 풀리면 남북경제협력 분야도 추진할 수 있나?
△북한에 우리가 가진 기술력을 전수하고 생산을 하게 되면 시너지가 있을 것이다. 우리나라의 조선해양 기술이 세계 최고 수준이기 때문이다. 중국이 고부가가치가 있는 선박을 건조하는 분야에선 우리를 따라올 수 없다. 개인적인 바람을 얘기하자면, 통일이 되면 북한의 대학에 가서 가르쳐 보고 싶다. 북한 사람들이 스펀지처럼 기술을 습득하고 열심히 배울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