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전의 경제학]원전 해체는 고리 1호기만?

  • 등록 2015-10-28 오전 5:00:30

    수정 2015-10-28 오후 1:54:30

고리 원자력 발전소 1호기 전경. <사진=한국수력원자력>
[세종=이데일리 방성훈 기자] 국내 원자력발전소들 중 2023년부터 2029년까지 고리 2~4호기(2023~2025년), 한빛 1~2호기(2025~2026년), 한울 1~2호기(2027~2028년), 월성 2~4호기(2026~2029년) 등 총 10기의 설계수명이 만료된다.

현행법 상으로는 수명을 다한 원전을 재가동하려면 설계수명 만료일을 기준으로 2~5년 이전에 원자력안전위원회에 계속운전을 신청해야 한다. 이르면 2018년부터 이들 노후 원전들에 대한 계속운전 신청이 줄줄이 이어질 것이란 얘기다.

원안위의 결정이 어떻게 내려질 것인지에 대해 예단하긴 힘들다.

다만 한국수력원자력은 고리 1호기 영구정지(폐로) 결정이 불확실한 경제성 때문이라면서도 예외적이었다는 뜻을 분명히 하고 있다.

한수원이 지난 6월 고리 1호기 영구정지 결정 당시 발표한 자료를 보면, 고리 1호기에 대한 영구정지 결정은 중장기적 발전을 위해 전략적으로 선택한 결정이라고 명시하고 있다.

이어 향후 운영허가 기간 만료일이 다가오는 원전에 대해서는 그간의 일관성 있게 추진해 온 계속운전 원칙에 따라 한수원의 자체 안전성평가 결과를 토대로 산업통상자원부와 경제성, 지역수용성, 정책적 사항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계속운전 신청 여부를 결정하겠다고 덧붙였다.

즉 고리 1호기는 원전 해체 산업을 육성하기 위한 결정이었다는 의미다.

이와 관련해 정부는 2030년까지 원전 해체산업에 총 6163억원을 투입, 본격적인 육성에 나서겠다는 입장이다. 오는 2020년부터 전 세계적으로 가동이 멈추는 원전이 크게 증가할 것이라는 관측에서다.

하지만 각국의 원전 정책이나 영구정지 결정이 어떻게 될 것인지 명확하지 않은 상황에서 현실성이 떨어진다는 지적이다.

에너지기술평가원 관계자는 “현재는 사용후핵연료 처분 등 다른 준비가 제대로 되지 않은 상태에서 폐로가 우선 결정된 것이 맞다. 정부 얘기처럼 해체 시장이 수조원에 달하는 것은 맞지만 그 주기가 어느 정도가 될 것인지는 알 수 없다”면서 “원전 해체 기술을 확보하더라도 시장이 꾸준히 열리지 않는다면 기업들이 과감한 투자를 하기는 힘들다”고 내다봤다.

그러면서 “방사능 오염물질 제거 기술과 같은 원전 운영에도 쓸 수 있으면서 해체할 때 더 많이 쓸 수 있는 기술들을 중점적으로 개발할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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