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의도 와글와글]‘국민공천제’ 명명한 김무성式 ‘네이밍 정치’ 통할까

  • 등록 2015-08-08 오전 6:00:00

    수정 2015-08-08 오전 6:00:00

[이데일리 강신우 기자] 1. “오픈프라이머리를 오늘부터 국민공천제로 이름을 바꾸도록 하겠다.” <김무성 새누리당 대표 6일 최고위원회의>

김무성 새누리당 대표. 이데일리DB
‘공천권을 국민에게’라고 적힌 현수막 많이들 보셨죠. 새누리당은 계속해서 오픈프라이머리를 해야 한다고 합니다. 오픈프라이머리는 우리말로 풀어보면 완전국민경선제입니다. 우리말로도 사실 바로 이해하기 어려운데요. 김무성 대표는 이를 ‘국민공천제’로 이름을 바꿨습니다. 말 그대로 국민에게 공천권을 돌려준다는 얘기입니다. 물론 새누리당 안에서도 국민공천제를 100% 찬성하는 건 아닙니다. 단지 김 대표가 강하게 드라이브를 걸고 있을 뿐이죠.

야당도 반대가 만만찮습니다. 한 초선의원은 “하루아침에 벌떡 일어나 ‘앗! 오늘이 오픈프라이머리 하는 날이구나, 투표하러 가야지’하고 하진 않겠죠. 당연히 돈선거 조직선거가 없어지지 않을건데 왜 굳이 오픈프라이머리를 하려는지 모르겠네요”라고 말했습니다. 임채정 전 의장도 “한국정치 문화에서는 아직은 안 맞고 거기에 돈도 작용할 수도 있기 때문에 여러 가지 역선택이 가능할 수도 있겠지”하고 고개를 저었습니다.

어쨌든 김 대표가 오픈프라이머리를 국민공천제로 이름을 바꾼 데는 확실한 이유가 있습니다. 개혁대 반개혁 효과를 가져온다는 게 새누리당 싱크탱크인 여의도연구원 측 분석입니다.

여의도 연구원의 한 연구위원은 “구도가 오픈프라이머리 대 반 오픈프라이머리로 가는 건데. 그렇게 되면 개혁 대 반개혁으로 가고, 새누리당은 자동으로 개혁이니 거기에 대한 반사 이익이 확실히 있다”고 말했습니다. 국민에게 공천권을 준다고 하니 싫어할 사람 없고, 그 와중에 새정치연합은 오픈프라이머리를 하지 말자고 하니 미움을 사게 된다는 얘기입니다.

그러니 “사실상 오픈프라이머리를 국민공천제라고 명명하고 개혁의 결정판이라고 국민을 현혹시키고 있다”(전병헌 새정치연합 최고위원)는 말이 나오기 시작합니다.

김무성식(式) ‘네이밍의 정치학’이라고나 할까요. 국민을 현혹시킬런지 아니면 정말 국민에게 공천권을 줄 것인지는 차차 드러나게 되겠죠. 20대 국회의원 총선이 8개월 앞으로 다가왔습니다.

2. “대한민국 남성 중에 안 그런 사람이 어딨느냐. 정치인도 사람이다.” <새누리당 한 여성의원 5일 한 방송사 인터뷰 중>

새누리당 한 여성의원은 모 방송기자와 통화하면서 이렇게 말했습니다. 이 발언이 큰 파문을 일으켰는데요. 바로 성폭행 혐의를 받고 있는 심학봉 전 새누리당 의원을 두고 한 말이기 때문입니다. 반응은 뜨거웠습니다. 야당에서는 ‘대한민국 남성 모두를 싸잡아 비하하면서까지 심학봉 의원을 두둔하다니 참으로 놀랍다’는 브리핑을 했고, 스포트라이트를 심 의원이 아닌 새누리당에 맞췄습니다.

새누리당은 발칵 뒤집혔습니다. 바로 다음날 초·재선 모임인 ‘아침소리’에서는 심 의원에게 의원직 제명까지 해야 한다며 목소리를 높였습니다. 그리고 또 하루가 지나자 이번엔 새누리당 여성의원 모임인 ‘새누리20’에서도 강력한 처벌을 요구한다며 성명을 발표하기까지 했습니다. 수습에 나선 거죠. 심 의원을 감싸 돌며 한 발언이 오히려 의원직을 내려놔야 하는 심 의원 본인으로선 최악의 상황으로까지 가게 된 겁니다. 제 식구 감싸며 꼬리 자르기 하려는 것 아니냐는 비난 여론을 한몸에 받은 여당이 화들짝 놀라 심 의원을 잘라버린 셈이죠.

△‘국회의원광장’ 어플리케이션. 심학봉 의원의 소속정당이 ‘무소속’으로 표기돼 있다.
국회의원 정보를 볼 수 있는 ‘국회의원광장’ 어플리케이션에 들어가 심학봉을 검색하면, 정당란에 ‘무소속’이라고 뜹니다. 불과 얼마전까지는 새누리당이었지만 본인이 지난 3일 자진탈당을 선언했고, 새누리당이 곧바로 이를 수락하면서 소속 당을 하루 아침에 잃었습니다.

“백주 대낮에 국회 상임위에 출석하지 않고, 그 짓거리를 해버린”(서영교 새정치민주연합 의원) 심학봉 의원. “대한민국 남성 중에 안 그런 사람이 어딨느냐”는 새누리당의 한 여성의원의 말. 여러분은 이런 새누리당, 어떻게 보이시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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