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하철 에스컬레이트 ‘한 줄 서기’는 지난 1998년 바쁜 사람들을 배려하는 시민문화를 만들자는 취지로 일부 시민단체에서 시작해 2002년 한·일 월드컵을 기점으로 빠르게 확산돼 자리 잡았다.
그러나 한 줄 서기로 인해 에스컬레이터를 한쪽으로만 이용하면서 승객들의 체중이 한쪽으로 쏠려 구동 체인이 늘어나거나 끊어지는 문제가 발생하는데다, 걷거나 뛰는 승객들로 인해 에스컬레이터 보행사고가 빈발했다.
서울 지하철 운영회사인 서울메트로(1~4호선)와 도시철도공사(5~8호선)가 지난 2007년부터 에스컬레이터 두 줄 서기 운동을 펼치고 있지만, ‘한 줄 서기’에 길 들여진 시민들의 외면 탓에 좀처럼 정착되지 못하고 있다.
3~4대 중 한대는 1년에 한 번 이상 고장으로 가동을 중단한다는 얘기다. 잦은 고장의 주 원인중 하나가 승객들의 잘못된 에스켈레이터 이용 습관이다. 에스컬레이터는 디딤판(스텝) 한 칸 기준으로 70kg 성인 2명이 이용하도록 설계돼 있다. 하지만, 에스컬레이터에서 걷거나 뛰면 하중이 높아져 디딤판 하부에 있는 스텝 체인(롤러, 가이드레일) 마모를 앞당기거나 구동 체인을 고장 내는 원인이 된다. 고장 수리 및 교체에 따른 비용낭비도 상당하다.
도시철도공사에 따르면 에스컬레이터 한 줄 이용과 상관성 있는 편마모(스텝 체인·롤러고장 원인)장애 등으로 작년에만 6억5000만원의 수리 비용이 들어갔다. 노후화된 에스컬레이터에 대한 교체 투자가 시급한 상황에서 잘못된 이용 습관에 따른 예산 낭비가 발생하고 있는 것이다.
서울 메트로 관계자는 “에스컬레이터에서 걷거나 뛰면 전도(顚倒)사고 등 안전사고 발생 가능성이 크고, 갑자기 정지사고가 나면 위험성은 더욱 커진다”며 “또한, 발판의 높은 하중이 기계 수명 단축 및 기기 고장의 원인이 되는 만큼 두 줄로 서서 이용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