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데일리 정다슬 조진영 기자] “우리에게 오늘(8월1일)은 세월호 참사 108일째가 아니라 108번째 4월 16일입니다.”
유경근 세월호 참사 희생자·실종자·생존자 가족대책위원회 대변인은 지난 1일 이데일리와의 인터뷰에서 이같이 밝혔다. 진상규명을 위한 세월호 특별법 제정을 촉구하며 국회 본관 2층 주 출입구 앞에서 곡기를 끊은 지 19일째(4일 현재 기준 22일째). 그의 얼굴은 새까맣게 탔고 볼살도 쏙 들어갔지만 ‘죄 없는 아이들이 왜 죽었어야 하는가를 밝히겠다’는 의지만은 변함없었다.
유 대변인은 시간이 지날수록 세월호 참사가 점점 잊힐 수 있다는 것을 담담히 받아들이고 있었다.
유 대변인은 세월호 특별법 협상과정에 대해 여당은 무심하고 야당은 지나치게 눈치를 본다고 지적했다. 그는 “상설특검에 대한 얘기가 나왔는데 한 번도 여당 의원으로부터 직접 얘기를 들어본 적이 없다”며 “(반면) 야당 의원들은 우리가 부르지도 않았는데 와서 설명해주고 ‘어떻게 했으면 좋겠느냐’ 자꾸 묻는다”고 말했다. 그 때마다 가족들은 “야당 의원이 여당 심부름꾼이냐”며 “왜 중간에 왔다갔다하면서 눈치보고 절충안을 가져오시냐”며 핀잔을 준다는 후문이다.
현재 세월호 특별법을 둘러싼 진상조사를 위한 세월호 특별법은 상설특검제도를 이용해 특검보를 진상조사위원회에 파견한다는 방향으로 협상이 진행 중이다. 그러나 유 대변인은 이같은 방향에 대해 한 번도 유가족들은 동의한 적이 없다고 선을 그었다. 그는 “우리는 특별법이 잘 되면 좋고 아니면 어쩔 수 없다는 것이 아니다. 목숨이 걸린 것”라며 “진상조사위원회에 수사권·기소권을 부여하는 방안은 포기할 수 없다”고 강조했다.
유 대변인은 또 오는 4일부터 예정됐던 세월호 청문회가 김기춘 청와대 비서실장 등 증인채택을 놓고 여야가 대립하면서 무산된 것과 관련, “가족들이 김기춘 실장 등을 요구하고 있다고 언론에 보도되는데 우리는 한 번도 특정개인에 대해 오라가라 한 적이 없다”며 “다만 성역없는 진상조사를 하겠다고 하면서 왜 자꾸 예외를 만드는 것이냐. 그 원칙을 얘기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현재 협상에서 쟁점이 되는 특검 추천권에 대해서도 “내곡동 특검 때 야당에서 추천하지 않았냐. 그걸 왜 전례가 없다고 주장하는 지 모르겠다”고 했다.
세월호 참사 가족대책위는 4일 오전 국회 본청 앞에서 새누리당의 피해자 지원특위 제안에 대책위 차원의 공식 입장을 발표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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