먼저 아이폰5의 효과가 크지 않을 것이라고 주장하는 쪽은 달라진 스마트폰 환경을 지적한다. 아이폰3GS나 아이폰4가 나왔을 당시와 달리 현재 경쟁업체들의 수준이 많이 올라갔다는 것.
이날 발표된 아이폰5의 하드웨어 정보는 4인치 레티나 디스플레이에, 800만화소 카메라 장착, LTE지원 등이다. 이정도 수준이면 삼성전자(005930), LG전자(066570) 폰들이 화면크기 및 화질, 프로세서 성능 등 하드웨어 측면에서는 뒤질 게 없다는 것이다. 곧 출시될 옵티머스G, 갤럭시노트2에 대한 기대도 한층 높다.
특히 애플의 엄격한 가격통제와 달리 국내 휴대전화기들은 각 통신사의 적극적인 정책과 제조사들의 판매전략이 맞물려 상당히 저렴한 가격에 살 수 있었던 경험을 강점으로 들었다.
아이폰은 4S와 동일한 가격대로 출시된다. 반면, 최근 가장 인기가 높은 갤럭시S3는 할부원가 기준으로 10만원 남짓이면 구매가 가능했다. 이런 인식이 남아 있는 상황에서 제값을 다 주고 아이폰을 사야 할지 고민이 될 수밖에 없다는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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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2일 용산전자상가의 한 업체는 “달라진 스마트폰 환경으로 아이폰이 처음 출시됐을 때만큼은 반향이 크지 않을 것”이라면서 “특히 경쟁사들의 적극적인 마케팅 전략은 하나의 걸림돌이 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반면, 아이폰5가 현재 휴대전화 시장 판도를 뒤바꾸는 기폭제가 될 수 있을 것으로 내다보는 주장도 만만치 않다. 아이폰 마니아들은 단순한 하드웨어 성능이 아니라 아이폰5에 탑재된 운영체제 ‘iOS’에 주목한다는 것.
공개된 iOS6을 보면 음성 인식 기능인 ‘시리(Siri)’ 및 캘린더가 개선됐고, 다양한 쿠폰과 쇼핑 정보를 한곳에서 확인하는 패스북(Passbook) 등이 더해졌다.
문제는 기존 아이폰 사용자들이 어떤 통신사를 선택할 것이냐가 관건이다. 이날 공개된 내용에 따르면 아이폰5는 SK텔레콤(017670), KT(030200)에서 모두 출시된다.
다만, 최초로 국내에 아이폰3GS를 출시하면서 ‘KT=아이폰’ 이미지를 선점한 KT가 뒤처졌던 LTE 시장 주도권을 가져갈 수 있다는 의견이 있는 반면, 뛰어난 통화품질과 KT보다 앞선 LTE서비스 시작으로 안정성이 강할 것이라는 인식에 SKT로 갈아탈 것이라는 주장이 엇갈린다.
한 휴대전화 판매직원은 “아이폰 마니아층이 여전한 만큼 아이폰5가 가져올 충격은 기대 이상”이라면서 “이러한 아이폰 특수를 통신사들이 어떤 마케팅 전략을 갖고 지원을 집중하느냐에 따라 휴대전화 시장의 지각변동이 일어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