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데일리 김현아 IT전문기자] 챗GPT를 개발한 오픈AI가 1570억달러(한화 약 208조1000억원)의 기업가치를 인정받으며 66억달러(약 8조7000억원)의 투자금 유치에 성공한 가운데 우리 국회는 인공지능(AI) 기본법에 포함될 규제 수위에 집중하고 있다. 시민단체들이 AI의 위협성을 강조하며 ‘금지된 AI’에 대한 명확한 규정과 규제, 벌칙 조항이 필요하다는 목소리를 높이자 학계와 업계는 규제 위주의 기본법이 제정될까 우려하는 모습이다.
| [이데일리 문승용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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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샘 올트먼 오픈AI 최고경영자(CEO)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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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일 영국 토터스미디어의 글로벌 AI 지수에 따르면 한국의 AI 구현 및 혁신, 투자수준은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종합 6위를 기록했다. 지난해 5위였던 캐나다는 8위로 하락했고, 13위였던 프랑스는 5위로 급상승했다. 이는 1위와 2위를 차지하고 있는 미국과 중국을 제외하면 국가별 AI 분야 경쟁력이 엎치락 뒤치락하고 있음을 보여주는 것이다.
오픈AI의 경우 투자금 유치 과정에서 투자자들에게 일론 머스크의 xAI와 오픈AI 공동 창립자인 일리야 수츠가 만든 ‘세이프 슈퍼 인텔리전스(SSI)’, 앤트로픽, 퍼플렉시티 등 경쟁사에 투자하지 말아줄 것을 요청했다. 그만큼 글로벌 AI 시장이 치열하다는 의미다. 배경훈 LG AI연구원 원장은 “AI 경쟁력은 대단히 유동적이다. 우리가 어떤 제도를 설계하고 운영하느냐에 따라 (경쟁력 순위는) 크게 달라질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같은 상황에서 학계와 업계에서는 AI 기본법에 모든 규제를 포함시키는 것은 적절치 않다고 본다. AI 공급자의 기본 책무를 중심으로 한 유연한 법 설계가 국익에 도움이 될 것이라는 관점에서다. 따라서 AI의 특성과 한국의 기술력, 글로벌 규범과의 정합성을 유지하는 것이 중요하다는 지적이다.
지금까지 AI에 대한 강력한 규제법을 제정한 곳은 유럽연합(EU) 뿐이다. 미국은 AI 행정명령에 금지된 AI 규제가 없으며 고위험 AI의 경우에도 정부와 공공기관을 수범자로 설정했을 뿐 생성형 AI 규제는 워터마크 의무화 정도에 그친다.
이에 따라 EU식 포괄적 규제를 섣불리 도입했다가 국내 AI 기술 기업만 옥죄거나 목적을 달성하기 어려워지는 규제의 역설이 발생할 수 있다는 주장이 나온다. AI가 어떻게 학습하고 어떤 결과를 도출할지 아직은 예측하기 어려운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업계는 예기치 않은 결과를 도출한 기업을 처벌하기보다는 리스크 관리 체계를 마련하고 AI의 안전성과 신뢰성을 갖추도록 지원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본다. 장홍성 한국인공지능산업협회장은 “정부가 기업들이 충분히 준비할 수 있도록 도와줘야 한다”고 말했다.
| [이데일리 김일환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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