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숲의 버터'라더니…여전히 산림파괴 주범인 '이것'

[글로벌 포커스]
가디언 포레스탈 등 보고서
멕시코서 10년간 162㎢ 면적 산림 벌채
"美 월마트·트레이더조 등 불법개간 알면서도 공급받아"
  • 등록 2024-08-11 오전 9:00:00

    수정 2024-08-11 오후 6:06:13

[이데일리 양지윤 기자] ‘숲 속의 버터’로 불리는 아보카도가 미국에서 인기를 끌면서 멕시코에서 지난 10년간 여의도 면적의 50배가 넘는 숲이 파괴된 것으로 나타났다.

아보카도 생산 모습. (사진=연합뉴스)
11일 기후권리 인터내셔널과 가디언 포레스탈 보고서에 따르면 멕시코에서는 지난 2013년부터 2023년까지 10년간 161.87㎢ 면적의 산림 벌채가 이뤄진 것으로 추정됐다.

보고서에 따르면 미국 월마트, 트레이더조 등 슈퍼마켓 체인에 아보카도를 공급하는 주요 업체들은 불법으로 숲을 태워 개간한 지역에서 아보카도를 재배하고 있다.

올 초 이들 비영리단체는 공급망에서 불법 살림 벌채가 이뤄지고 있다는 증거를 제시했으나 해당 슈퍼마켓 체인들은 이를 무시하고 계속 아보카도를 공급받고 있다고 폭로했다.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지난 6월 미초아칸에서 2명의 미국 농무부 직원이 현지 범죄 조직에 의해 폭행을 당하고 구금된 된 뒤 멕시코는 아보카도 수출을 일시적으로 중단했다. 미국이 멕시코 미초아칸주에서 생산한 아보카도 검수를 중단했기 때문이다. 멕시코의 아보카도 수출이 막히면서 수천 명의 노동자가 일손을 놓게 되는 등 후폭풍이 일었다.

멕시코 서부에 있는 미초아칸주는 세계 최대 아보카도 생산지로 손꼽힌다. 멕시코에선 미초아칸 지역에서 생산한 아보카도만 미국으로 수출할 수 있었다. 그간 이 지역에서 생산한 아보카도의 85%가 미국으로 향해 지난해 수출액이 27억 달러(3조7422억원)에 달한다. 미국과 멕시코는 농무부 직원의 안전을 보장하기로 합의하고 선적을 재개했지만, 미초아칸주에선 여전히 불법 개간한 토지에서 아보카도 재배가 이뤄지고 있다고 비영리단체들은 지적했다.

또한 이들 단체가 멕시코 정부 기록을 토대로 조사한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부터 올해 4월까지 최소 60개의 미국 수입업체가 불법 개간한 지역에서 재배한 것으로 추정되는 아보카도를 조달한 것으로 조사됐다.

불법 개간지에서 아보카도를 재배했다는 의혹을 받는 한 미국 업체는 성명을 통해 “자신들이 속한 멕시코 아보카도 생산자, 포장업자 및 수출업자 협회는 미국과 멕시코 법을 따르고 있다”고 주장했다. 이어 “미국·멕시코·캐나다(USMCA)와 같은 국제 조약에서 부과한 것 이상의 토지 사용 정책을 결정하는 건 협회 범위를 벗어난 것”이라고 해명했다. 아울러 학술 연구를 인용 삼림 벌채는 주로 아보카도가 재배되지 않는 고지대에서 발생한다고 주장했다. 보고서에 이름을 올린 또 다른 기업들은 블룸버그의 논평 요청에 즉각 응답하지 않았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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