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환위기 이후 첫 6% 고물가…정점 아직 멀었다

6월 소비자물가 전년대비 6% 올라…24년만 최고치
체감물가 급등에 국민 부담…상승폭 추가 확대 가능성
尹대통령 “민생 어려움 덜겠다…매주 비상회의 주재”
  • 등록 2022-07-06 오전 5:10:01

    수정 2022-07-06 오전 5:10:01

[이데일리 이명철 정병묵 최정희 권오석 기자] IMF 외환위기 이후 약 24년 만에 불어닥친 6%대 초고물가가 서민 가계를 옥죄고 있다. 장바구니 물가는 물론, 주유비, 전월세 등 가릴 것 없이 무서운 속도로 올라 고통이 가중되고 있다. 러시아-우크라이나 사태와 미국발(發) 긴축정책 가속화 등 불안정한 대외요인으로 경기 침체 압력마저 가해져 ‘퍼펙트 스톰’(복합적인 경제 위기)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다.

5일 서울 시내 한 주유소에서 차량이 주유를 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5일 통계청에 따르면 지난달 소비자물가지수는 108.22(2020년=100)로 전년동월대비 6.0% 올랐다. 소비자물가 상승폭이 6%대를 기록한 것은 외환위기 당시인 1998년 11월(6.8%) 이후 약 24년만에 처음이다.

물가의 기조적 흐름을 나타내는 근원물가(농산물 및 석유류 제외지수)는 같은기간 4.4% 올라 2009년 3월(4.5%) 이후 최고 상승폭을 기록했다. 일명 ‘체감물가’인 생활물가지수는 7.4% 올라 1998년 11월 이후 상승폭이 가장 컸다.

외부요인의 영향이 컸다. 글로벌 공급망 차질로 국제유가와 곡물 등 에너지·원자재 가격이 치솟고 있기 때문이다. 공업제품(9.3%)은 물론 최근 다소 안정세를 보이고 있던 농축수산물(4.8%) 상승폭이 다시 확대된 점도 부정적이다. 사회적 거리두기 이후 수요가 증가하면서 외식 물가는 1992년 10월(8.8%) 이후 가장 높은 상승폭(8.0%)을 나타냈다.

물가 상승은 서민 가계에 직격탄으로 작용하고 있다. 이날 서울 한 대형마트에서 만난 50대 주부는 “식재료 뿐 아니라 옷 등 공산품 가격도 전반적으로 다 올랐다”며 “생활비는 큰 차이 없는데 지출이 빠르게 늘어 걱정”이라고 하소연했다.

문제는 앞으로도 물가 상승세가 지속될 수 있다는 점이다. 최근 대내외 상황을 감안하면 조만간 7%대로 올라설 가능성이 높다. 이환석 한국은행 부총재보는 이날 물가 상황 점검회의에서 “소비자물가는 공급측 요인의 영향이 지속되는 가운데 수요측 물가 상승 압력 증대, 전기료·도시가스 요금 인상 등 영향으로 당분간 높은 오름세를 이어갈 것”이라고 예상했다. 가파른 물가 상승으로 한은이 사상 처음 기준금리를 0.5%포인트 올리는 빅스텝을 단행할 가능성이 커졌다.

윤석열 대통령은 이날 국무회의에서 “공급망 재편, 코로나 팬데믹이 겹치면서 전 세계가 70년대 오일쇼크 이후 가장 심각한 물가 충격을 받고 있다”면서 “앞으로 제가 직접 민생 현장에 나가 국민 여러분의 어려움을 듣고 매주 비상경제 민생회의를 주재하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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