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쩐주’는 필수… ‘쩐의 전쟁’된 이커머스 시장
18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쿠팡은 지난해 연결기준 매출액은 4조4228억원으로 전년(2조6846억원) 대비 64.7% 증가했다. 다만 영업손실 또한 6389억원에서 1조970억원으로 늘어났다. ‘샛별배송’으로 인기 몰이 중인 마켓컬리도 비슷한 상황이다. 마켓컬리를 운영하는 컬리의 매출액은 2017년 466억원에서 지난해 1571억원으로 3배 이상 급증했지만 영업손실 또한 124억원에서 337억원으로 급증했다. SK그룹의 11번가 또한 지난해 9~12월 3달 간 196억원의 영업손실을 봤다.
이커머스 업체 간 적자 경영 지속은 예정된 수순이란 것이 업계 관계자들의 설명이다. 아직 ‘절대 강자’가 없는 이커머스 시장에서 유통망 구축과 물류시설 확보, 홍보와 마케팅, 저가 경쟁 등으로 대규모 자금이 소요될 수밖에 없는 상황인 탓이다. 한 IB업계 관계자는 “‘한국형 아마존’의 위치를 선점하기 위한 업체들 간 경쟁이 치열해 각 업체 간 출혈 경쟁이 심화되고 있다”면서 “결국 적자기조를 유지하면서도 버틸 수 있는 곳이 최후의 승자가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쿠팡과 마켓컬리도 투자 유치에 열을 올리고 있다. 2015년 손정의 회장이 이끄는 소프트뱅크로부터 1조원 가량의 투자금을 유치했던 쿠팡은 지난해 다시금 소프트뱅크 비전펀드로부터 2조 원의 투자를 받으며 시장의 이목을 집중시켰다. 마켓컬리 또한 지난해에 글로벌 벤처캐피털(VC) 세콰이어캐피탈 및 국내 VC 세마트랜스링크인베스트먼트, 한국투자파트너스 등으로부터 600억원대의 투자를 받은 데 이어 올해도 1000억원 규모를 추가로 투자받았다.
‘밑빠진 독에 물 붓기’ 계속될 수도
일각에서는 투자가들의 추가적인 자금 투입이 지속되기 어렵다는 지적이 나온다. 현재 진행 중인 국내 이커머스 시장의 치킨 게임이 언제까지 지속될 지 예측하기 어려운 상황에서 업체의 성장성만을 믿고 적자 기업에 대규모 자금을 꾸준히 투입하기란 쉽지 않기 때문이다.
외려 ‘쩐의 전쟁’이 지속될수록 쿠팡이나 마켓컬리가 대기업 계열 이커머스 업체와 승부에서 경쟁력을 발휘할 수 있다는 의견도 나온다. 은행권에서는 재무제표 상 실적이 좋지 않은 이커머스 업체 투자 건에 여신을 내주기 쉽지 않고 대기업들 또한 적자가 지속되는 계열사에 끊임없는 자금 투입은 부담스러운 상황이라 해외 큰 손들을 FI로 맞아들여야 하는 상황인 탓이다.
이커머스 업체에 투자 경험이 있는 한 VC업계 관계자는 “해외 FI들의 경우 대기업의 이름값보다는 기업 경쟁력을 눈여겨 보기 때문에 대기업 계열의 이커머스 업체들에게 자금이 쏠리는 사태는 일어나기 어렵다”며 “손정의라는 든든한 뒷배가 있는 쿠팡은 물론 세콰이어로부터 성장성을 인정받은 마켓컬리도 자금 유치 측면에서 쉽게 밀리지 않을 것”이라고 전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