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작부터 독설이다. 여성의 ‘관계’를 묻는 말에 홍석천은 취약점부터 이야기했다. 냉정한 지적은 여성에 대한 남다른 관심에서 비롯됐다.
홍석천은 지난 2000년 국내 유명인으로는 처음으로 성 소수자임을 밝혀 화제가 됐다. 한동안 방송가에서 배척을 당하는 등 시련을 겪었으나 그는 오뚝이처럼 다시 섰다. 인기 방송인에 교수로 대학 강단에도 서고 있으며, 레스토랑과 쇼핑몰을 운영하는 등 사업가로서도 성공적인 삶을 살고 있다.
그는 어떻게 세상의 냉혹한 시선을 이겨내고 ‘관계의 승자’가 될 수 있었을까. 그 노하우를 오는 30일 반포 세빛섬에서 열리는 제3회 세계여성경제포럼(WWEF)에서 풀어낸다.
“감정에 빠져 우는 것은 금물”
홍석천은 여자들이 사회생활을 하며 지양해야 할 첫 번째로 ‘감정 과잉’을 꼽았다.
“여자들은 섬세합니다. 다르게 표현하면 예민하다고도 할 수 있죠. 혼자만의 감정에 빠져서 일을 회피하거나 그르치는 경우를 자주 봤어요. 심지어는 자기가 잘못을 해놓고도 설명을 하기에 앞서 눈물부터 보여요. 그러니 남자들이 ‘여자들과 일하기 힘들다’고 불평하죠.”
“남자들은 낮에 욕먹고 깨져도 저녁에 소주 한 잔 마시면서 언제 그랬냐는 듯 풀어버려요. 하지만 여자들은 상처받은 상태 그대로 되새깁니다. 먼저 와서 사과를 하는 경우도 드물죠. 자존심 때문에. 남자들은 감정적으로 세심하지 못하기 때문에 말을 하지 않으면 뭐 때문에 상처받았는지 알지 못해요. 여자가 꽁하고 있으면 다가가서 소주를 마시자는 말도 못 꺼내고 악순환인 거죠. 여성들은 본인의 감정에 덜 집중할 필요가 있습니다.”
“마인드가 좁다..재지 말고 나눠줄 줄도 알아야”
“쉽게 말해 여자 요리사들은 자신의 비법을 후배에게 알려주지 않습니다. 여자 연예인들도 외모 관리 비법 등을 잘 말하지 않아요. 내가 도대체 왜? 이런 마인드죠. 자기 영역을 침범하거나 자기 것을 나눠주는 것을 꺼리는데 이럴 경우 본인 혼자 잘 될 수는 있어도 여성 전체의 경쟁력을 끌어올리거나 여성의 입지를 넓히는 데는 도움이 되지 않습니다.”
女, 싫은 사람과 일하는 스트레스에 약해
적을 품는 방법에 대해서도 물어봤다. 성 소수자임을 밝힌 후 방송계에서도, 사회적으로도 배척당했던 그는 항상 적을 품고 산다고 언급했다. 지난 14년 동안 불면증에 시달려왔다는 홍석천은 “우선 적이란 생각 외로 가까이에 있다는 점부터 알아야 한다”고 말했다.
“스쳐가는 사람들이 나를 공격하면 안 보면 그만입니다. 정작 문제가 되는 것은 자신의 강점과 약점을 가장 잘 아는 지인과 틀어져 돌아서는 경우죠. 이럴 때는 무조건 내치는 것도 평판 관리에는 도움이 안 됩니다.”
그는 적을 품는 법으로 두 가지를 제시했다. 첫 번째는 관계의 사정권 안에 넣고 관리를 하는 것이다. 이럴 경우 피곤하기는 해도 외부 사람들에게 함부로 욕을 하고 다니는 것을 막을 수 있다. 다음은 사정권 밖으로는 빼되 가끔 연락을 하며 관계를 유지하는 것이다.
그는 관계를 끊는 법에 대해서도 강조했다. “사업 차 거래하는 쪽과 수지타산이 맞지 않아 끊어야 하는 경우도 있고, 애인과 헤어져야 하는 경우도 있죠. 살다보면 관계를 잘 정리할 줄 아는 게 얼마나 중요한지 절실히 느끼게 됩니다. 예의 있게 관계를 끊는 법, 아참, 포럼에서 그걸 논의하는 거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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